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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고전 & 현대 문학

수확자 Scythe - 닐 셔스터먼 / 줄거리 & 명대사

by 책 읽는 꿀벌 2023. 11. 21.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장편 SF 소설을 읽은지 오래 된 것 같아서 갓 번역된 신작을 읽어 봤습니다.

몰입도 높은 시리즈 소설로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책소개>

저서 : 수확자 Scythe
저자 : 닐 셔스터먼
발행일 : 2016.11.22 (번역본 2023.01.20)
페이지 : 512p
등장인물 : 시트라 테라노바, 로언 데이미시, 마이클 패러데이, 마리 퀴리, 로버트 고더드

 

<줄거리>

1부 로브와 반지
2부 이 계명 외에 어떤 법률도
3부 보수파와 신질서
4부 미드메리카의 도망자
5부 수확단

 

2042년 슈퍼컴퓨터 선더헤드의 등장으로 굶주림과 질병, 전쟁, 죽음까지 모두 사라진 세상이 도래한다. 사람들은  인구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을 끝낼 의무를 가진 이들, 〈수확자〉의 단체인 수확령을 조직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평화에 안주하게 된 사람들에게 수확자는 삶과 죽음을 결정 짓는 유일한 사신이 된다. 

열여섯 소녀 시트라와 소년 로언은 어느 날 수확자 패러데이의 선택을 받아 수확자 수습생이 된다. 1년 후 진짜 수확자가 될 수 있는 건 둘 중 한 명뿐이다. 첫 하계 콘클라베(지역 별 수확자들이 1년에 4번 모여 토의하는 자리)에 참가한 둘은 첫번째 시험에서 서로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고, 경쟁을 돕는다는 구실로 고더드는 데스매치를 제안한다. 한 명이 수확자로 임명 받음과 동시에 다른 수습생을 수확해야 한다는 조건이 받아들여지자 패러데이는 스스로를 거둠으로써 자신의 수습생들을 수습생 신분에서 풀어주려 한다. 하지만 상황이 복잡해지며 로언은 수확자 고더드의 수습생으로, 시트라는 수확자 퀴리의 수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고더드의 무리는 한 번에 대량학살을 함으로써 수확 할당량을 채우고 살인 행위를 즐긴다. 로언은 그런 그들을 경멸하면서도 살해 기계로 자라는 자신을 막지 못한다. 시트라는 퀴리에게 교육을 받다가 패러데이의 살해 의혹을 받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퀴리의 도움으로 의혹이 풀리고 돌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패러데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계 콘클라베가 오기 전 음파교단 중 한 곳을 대량으로 수확하러 간 고더드 무리는 로언에게 수확을 하게 한다. 로언은 이를 참지 못하고 고더드 무리를 모두 수확한 뒤 불을 질러서 재생할 수 없게 만든다.

동계 콘클라베에서 결국 시트라가 임명을 받고 수확자 아나스타샤가 된다. 시트라는 기지를 발휘해 로언에게 면제권을 줌으로써 로언을 도망치게 한다.

 

< 수확 계명 >

1) 죽여라.

2) 어떤 편견도, 편협함도, 살의도 없이 죽여라.

3) 그대의 도래를 받아들인 자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누구든 그대가 그럴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1년의 면제권을 부여하라.

4) 저항한다면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죽여라.

5) 그대는 평생 인류에게 봉사할 것이며, 그대의 가족은 그대가 살아 있는 한 그 보상으로 면제권을 얻을 것이다.

6) 모범적인 언행으로 삶을 영위하며, 매일 일기를 적으라.

7) 스스로를 제외한 어떤 수확자도 죽여서는 안 된다.

8) 로브와 반지, 일기를 제외한 어떤 세속적인 물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라.

9) 배우자도 자손도 두지 말라.

10) 이 계명 외에 어떤 법에도 얽매이지 말라.

 

 

<명대사&구절>

시트라는 흠칫했다.  『전 수확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그게 첫 번째 조건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그들의 이웃을 죽이러 갔다.

- 1부. 로브와 반지 中 햇빛은 어두워지지 않았다 -

 

콜이 갑자기 손을 뻗어 로언의 손을 쥐더니 힘주어 잡았다. 로언은 그대로 두었다. 로언은 가족이 아니었고, 오늘 이전까지는 친구조차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 <죽음은 전 세계를 동족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죽음이 없는 세계에서는 모두가 이방인이 되는 걸까, 하고 로언은 생각했다. 그는 콜의 손을 더 힘주어 잡았다. 손을 놓지 않겠다는 무언의 약속이었다.

- 1부. 로브와 반지 中  0.303% -

 

오늘 문화 감사를 받았다. 1년에 한 번이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덜해지지는 않는다. 올해 내가 지난 12개월 동안 거둔 사람들에게서 각각의 문화지수를 받아서 처리했을 때, 결과는 다행히도 넉넉히 한도를 지켰다.

20퍼센트 코카서스계.

18퍼센트 아프리카계.

20퍼센트 판아시아계.

19퍼센트 메소라틴계.

23퍼센트 기타.

(중략)

이 지수는 세상을 문화적, 유전적 편견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만든 것이지만 그 안에도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근본적인 요소가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유전 지수에 제일 처음 나오는 수치가 코카서스계라는 건 누가 정한 걸까?

- 수확자 퀴리의 수확일기 중에서 -

 

시트라는 패러데이가 한 일 때문에 얼마나 감탄하고 존경하는지 말하고 싶었다. 의무보다 연민을 택하다니. 모든 수확에 배울 점이 있었고, 오늘의 수확은 쉽게 잊지 못할 터였다. 법의 존엄함...... 그리고 그 법을 어겨야 할 때를 아는 지혜까지.

- 2부. 이 계명 외에 어떤 법률도 中 무분별 -

 

<선더헤드는 모든 것을 본다.> 선더헤드에게는 선더헤드가 의식을 얻은 이후 모든 순간에 벌어진 모든 인간의 상호 작용이 다 기록되어 있다. 다만 사망 시대와 달리 그 지식이 오용되는 일은 없었다. 선더헤드가 의식을 얻기 전, 그저 <클라우드>로만 알려졌던 시절에는 범죄자들과 심지어는 공공기관들까지도 법을 어기고 사람들의 사생활에 침투할 방법을 찾아내어 그 정보를 이용했다. (중략) 선더헤드 이후에는 단 한 건의 개인 정보 유출도 없었다. 사람들은 영혼 없는 기계의 손에 파멸이 오리라 예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면 그 기계가 어떤 인간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모양이었다.

- 3부. 보수파와 신질서 中 끔찍한 짓 -

 

로언은 반지를 꼈지만, 헐거웠기에 조금 더 굵은 둘째손가락에 바꿔 꼈다. 그런 다음 다른 수확자들처럼 손을 내밀었다.

몰려든 사람들은 그 반지가 어느 손가락에 있든, 누구 손에 있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짓밟아 가며 반지에 입을 맞췄고, 그의 정의로움과 사랑과 자비에 감사하며 그가 수확자가 아니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수확자님>이라고 불렀다.

『신의 세계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 수확자 볼타가 말했다. 뒤에서는 불에 탄 건물이 내려앉고 있었다.

- 3부. 보수파와 신질서 中 죽음의 대리인 -

 

시트라는 시선을 돌렸다. 매일매일의 수확이 없다 보니, 지난 몇 달간 수확자 패러데이와 함께한 훈련은 몸과 마음을 갈고닦는 데 주력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수확자라면 언제나 갖춰야 할 높은 도덕과 윤리 기준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건 <보수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옳은 것이었다.

- 4부. 미드메리카의 도망자 中 네 평생 두 번째로 고통스러운 일 -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 수확자 패러데이의 수확일기 중에서 -

 

시트라는 로언의 미래를 그의 손에 단단히 쥐여 준 채 몸을 떼어 냈다.

그녀에게 지금보다 더 감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시트라는 방금 그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사랑해.』 로언이 말했다.

『나도야.』 시트라가 대꾸했다. 『이제 사라져.

- 5부. 수확단 中 임명받은 자 -

 

 

<마무리>

수확자 속 세계는 지구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유토피아 세계관이 아닐까 싶다. 한계와 오류가 없는 인공지능 덕분에 죽음과 고통, 질병, 가난을 극복한 인류. 차별 없이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는 세계는 인간을 약간은 무디고 미지근한 존재로 만든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사망시대, 즉 현대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느끼는 감정과 판단이 거세된 세계로 느껴졌다. 

 

그들의 유일한 공포이자 죽음 그 자체인 수확자는 말 그대로 사신이다. 완벽한 세상에서 신의 지위를 갖게 된 인간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아는 인간의 특성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다. 특권계층으로서의 오만함, 생명을 거두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연민, 폭력행위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살인에 대한 죄책감까지. 평화롭기만 한 세계에서 수확자들의 감정과 가치관은 그들의 로브 색 만큼이나 다채롭다. 수확자들 간의 권력구도와 신념의 차이는 수습생인 시트라와 로언에게까지 미치고 그들은 '옳은 길'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힌다. 

그들에 대해 읽으면서 매 순간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우리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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