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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Write

눈물

by 책 읽는 꿀벌 2024. 3. 2.

눈물이 나는 것은 눈물이 흐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제 감정의 파편이 아닙니다.

 

항상 생각해보건데 내 감정의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다시 누군가에게 말하려 해도 알지 못하겠습니다. 내가 말하는 바와 뜻하는 바가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하게 의사를 전달한 적이 있었을까요.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던 적은 있었을까요. 그 우울함과 불쾌함을 모두 합하니 말하듯 눈물이 납니다. 한 방울이 말하길 도망치라 하고, 두 방울이 말하길 포기하라 합니다.

 

나는 눈물이 만든 길을 따라 발자국을 옮겨 봅니다. 도망치고 포기해봅니다. 그럼에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미 시작해버린 인생에서 어떻게 도망칠 수 있을까요. 죽음으로 벗어나는 길은 너무도 험난합니다. 그것은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나는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은 것인데 그 도망마저 힘이 듭니다. 이제 난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게 됩니다. 길을 잃은 아이처럼 울고 싶습니다. 엄마를 찾아 헤매는 아이처럼 나도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누구를 불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피어난 나의 봄 날. 청춘인지도 몰랐는데 이제 나는 지고 있습니다. 다 지고 나면 나의 겨울은 어떤 모습일지 두렵습니다. 시간의 무서움을 느낀다는 것은 더 이상 순수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 겨울의 끝자락에 도달했을 때 나는 다시 순수함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끝을 보기 전까지 너무나 긴 나의 두려움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두려움이 쌓여 다시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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