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다시 한 번 최은영 작가님의 책을 읽어봤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서술되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님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공감을 일으키는 구절들이 많아서 애틋하기도, 씁쓸하기도 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짧지 않은 길이지만) 집중해서 한 번에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책소개>
저서 : 밝은 밤
저자 : 최은영
발행일 : 2021-07-27
페이지 : 344
등장인물 : 증조부, 증조모(삼천), 할머니(영옥), 엄마(미선), 나(지연), 언니(정연)
새비아저씨, 새비아주머니, 희자, 명숙할머니, 길남선 등
<줄거리>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지연은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부모를 피해 희령으로 도망치듯 내려간다. 희령의 연구소에서 일하던 지연은 어린 시절 희령에서의 추억을 떠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연은 아파트 입구에서 할머니와 만나게 된다. 어색한 인사 후 할머니의 집을 방문한 지연은 자신과 닮은 증조모의 사진을 보며 할머니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백정의 딸이었던 증조모(삼천)은 일본군을 피해서 병든 노모를 버리고 낯선 남자(증조부)를 따라 개성으로 향한다. 증조부의 지인이었던 새비아저씨가 증조모의 노모를 돌봐드렸는데 이후 사정이 생겨 새비 내외도 개성에 오게 된다. 두 가구는 이웃하며 지내게 되고 삼천과 새비는 애틋한 친구가 된다. 새비아주머니가 임신을 하자 새비아저씨는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그 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비아저씨가 살아 돌아온다. 짧은 기간 행복하게 지내지만 방사능 노출로 인해 새비 아저씨가 병을 갖게 된다. 결국 새비네 가족은 요양을 위해 고향인 새비로 돌아가게 되고 얼마 못가 새비 아저씨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과 닮은 증조모의 이야기에 어쩐지 계속 마음이 가 할머니를 찾아뵈면서 지내게 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를 만나면서 지연은 점차 안정되는 듯 보인다. 이때 엄마의 유방암 재발 소식이 전해진다.
사상범에 대한 처벌과 배척이 흉흉하던 시절 새비의 오라버니가 사상범으로 몰리고 새비와 딸 희자는 시댁에서 쫓겨난다. 새비는 희자와 함께 개성으로 와 며칠 머물다가 대구로 피난길을 떠난다. 전쟁이 지속되며 증조부, 증조모(삼천), 할머니(영옥)도 피난길에 올랐다. 서울에서 증조부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그들은 새비가 알려준 대구의 주소로 향한다. 이후 새비의 고모할머니(명숙할머니) 댁에 도착해 새비네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할머니(영옥)은 명숙할머니에게 베틀짜는 법을 배우는 등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전쟁이 끝나가자 증조부는 가족이 희령에 있다는 말을 듣고 대구를 희령으로 향한다.
치료 이후 정상 가족이라는 틀에 얽매였던 엄마가 오랜 친구의 권유로 멕시코에 초대 받아 1달간 여행을 간다. 지연은 여행 사진 속 엄마의 모습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정신과 약을 먹던 지연은 이로 인해 엄마와 다시 다투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던 지연은 비 오는 날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구조해 '귀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할머니(영옥)은 희령에서 지내며 본인이 희자와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증조부의 중매로 길남선과 결혼을 한 할머니(영옥)은 엄마(미선)을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남선이 중혼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길남선은 자신의 호적에 미선을 올린 후, 피난길에서 헤어졌던 본처와 부모님을 따라 고향으로 돌아간다.
'귀리'는 얼마간 잘 지내다가 병을 앓으며 결국 죽고만다. 지연은 천문대 앞에 작은 무덤을 만들어주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오는 트럭을 비켜가다가 사고가 난다. 지연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기억들과 어릴적 죽었던 언니를 보게 된다. 지연은 퇴원할 즈음 병원 입구에서 할머니와 엄마가 마주쳐 대화를 나누다 사이가 안 좋은 둘이 평이하게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길남선이 떠난 후 증조부가 교통 사고로 사망한다. 장례를 치른 후 희령에 새비 아주머니가 놀러온다. 그녀는 증조모(삼천)과 함께 사진을 찍고 그들은 바닷가에서 공을 가지고 즐겁게 논다. 새비 아주머니가 대구로 돌아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비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듣고 증조모(삼천)은 대구로 향한다. 희자와 삼천은 새비의 임종을 지키고 희자는 다시 대학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돌아간다.
사촌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지연은 친척들에게 자신의 이혼소식을 알린다. 1년 가까이 부모님이 숨기고자 한 진실을 말한 지연은 허탈함과 무력함을 느낀다. 방으로 찾아온 엄마와 언쟁을 한 다음날 결혼식을 마치고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다시 언쟁을 벌인다.
지연은 대전의 연구소에 지원해서 합격하여 할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전으로 이사를 간다. 이사를 간 이후에도 지연과 할머니는 사진이나 문자를 주고 받으며 연락을 이어간다. 할머니(영옥)은 이후로도 희자와 연락을 주고 받다가 희자가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연락이 끊겼다고 말한다. 지연은 다큐멘터리에서 희자를 봤다는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해당 회차를 찾아본다. 그리고 독일에서 암호학 교수로 지내는 희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결국 연락이 닿게 된다. 희자가 한국으로 오는 날, 지연과 할머니(영옥)은 함께 마중나갈 준비를 한다.
<구절>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 1부 中 -
그녀에게는 희망이라는 싹이 있었다. 그건 아무리 뽑아내도 잡초처럼 퍼져나가서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희망을 지배할 수 없었다. 희망이 끌고 가면 그곳이 가시덤불이라도 그저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 말대로 그건 안전한 삶이 아니었다.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따라 기차를 타고 개성으로 가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람들의 경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체념하지 못하는 마음은 얼마나 질기고 얼마나 괴로운 것이었을까.
- 1부 中 -
내가 기원하든 그러지 않든 그것이 인간의 최종 결말이기도 했다. 지구가 수명을 다 하고, 그보다 더 긴 시간이 지나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는 순간이 오면 시간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그때 인간은 그들이 잠시 우주에 머물렀다는 사실조차도 기억되지 못하는 종족이 된다. 우주는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마음이 없는 곳이 된다. 그것이 우리의 최종 결말이다.
- 1부 中 -
너는 너를 다그쳤기 때문에 더 나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 너에게 조금이라도 관용을 베풀었다면 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 되었을 거야. 아빠도 말했잖아. 넌 큰사람이 될 수 없을 거라고. 남편도 얘기했지. 네가 이룬 모든 것은 운일 뿐이라고. 그러니 넌 더 단련되어야 해. 이런 취급에는 이미 익숙해졌잖아.
나는 항상 나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 2부 中 -
우리는 둥글고 푸른 배를 타고 컴컴한 바다를 떠돌다 대부분 백 년도 되지 않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어디로 가나.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다. 우주의 나이에 비한다면, 아니, 그보다 훨씬 짧은 지구의 나이에 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너무도 찰나가 아닐까. 찰나에 불과한 삶이 왜 때로는 이렇게 길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참나무로, 기러기로 태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인간이었던 걸까.
원자폭탄으로 그 많은 사람을 찢어 죽이고자 한 마음과 그 마음을 실행으로 옮긴 힘은 모두 인간에게서 나왔다. 나는 그들과 같은 인간이다. 별의 먼지로 만들어진 인간이 빚어내는 고통에 대해, 별의 먼지가 어떻게 배열되었기에 인간 존재가 되었는지에 대해 가만히 생각했다. 언젠가 별이었을, 그리고 언젠가는 초신성의 파편이었을 나의 몸을 만져보면서. 모든 것이 새삼스러웠다.
- 2부 中 -
나는 희자가 높은 하늘에 연을 띄우듯이, 기억이라는 바람으로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마음에 띄워 올리곤 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 바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일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으리라고 짐작하면서.
- 2부 中 -
고통 안에서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았다. 나는 자꾸만 뒷걸음질쳤고 익숙한 구덩이로 굴러떨어졌다. 다시는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서린 두려움이 나를 장악했다. 나는 왜 내가 원하는 만큼 강해질 수가 없을까.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도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오래 울던 밤에 나는 나의 약함을, 나의 작음을 직시했다.
(중략) 언제부터였을까. 삶이 누려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수행해야 할 일더미처럼 느껴진 것은. 삶이 천장까지 쌓인 어렵고 재미없는 문제집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오답 노트를 만들고, 시험을 치고, 점수를 받고, 다음 단계로 가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느껴진 것은. 나는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고 사는 법을 몰랐다. 어떤 성취로 증명되지 않는 나는 무가치한 쓰레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은 나를 절망하게 했고 그래서 과도하게 노력하게 만들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 존재를 증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 2부 中 -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에는 진심으로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의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야. 그저 진심어린 사과만을 바랄 뿐이야.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랄 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 연기라도 좋으니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겠다고 애처롭게 바라는 사람과, 그런 사과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상처를 주지 않았으리라고 체념하는 사람과, 다시는 예전처럼 잠들 수 없는 사람과, 왜 저렇게까지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드러내?라는 말을 듣는 사람과, 결국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다는 벽을 마주한 사람과, 여럿이 모여 즐겁게 떠드는 술자리에서 미친 사람처럼 울음을 쏟아내 모두를 당황하게 하는 사람이 그 나라에 살고 있을 것이다.
- 3부 中 -
어린 내 몸안에는 외로움이 전기처럼 흐르고 있어서 누구라도 나를 건드린다면 덩달아 외로워질 것이었다.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나를 더는 안아주지 않고 만져주지 않고 내 손길을 그저 피하는 것은. 그런 상상을 하면 슬픈 마음이 조금은 줄어드는 것 같았다.
어린 나는 차마 엄마와 살을 맞대지 못한 채 강아지처럼 곁에서 서성거리며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가 소파에 앉아서 깜빡 잠이 들면 조심스레 곁으로 다가가 엄마의 온기가 섞인 냄새를 맡았다. 엄마가 손가락 하나의 거리에 있는데도 그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엄마가 유일하게 나를 만져주는 시간은 내 머리를 땋아줄 때였다. 나는 일찍 일어나서 빗을 들고 엄마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내가 그 시간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 엄마는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런 일들을 잊지 못한다.
- 3부 中 -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모든 순간을 오감을 다 동원해 기록할 수 있고 무수한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레코드가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삶의 크기와 같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가시권의 우주가 얼마나 큰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한 사람의 삶 안에도 측량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할 테니까. 나는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며 그 사실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의 나이면서 세 살의 나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기도 하다는 것도. 내게서 버려진 내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사실도. 그애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관심을 바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에게 위로받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3부 中 -
<마무리>
이 책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흘러간 시간 속 그들의 삶이 '나' 자신과 닮아 있었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현시대까지 100년에 이르는 시간을 관통하는 무언가가 그들에게 깊게 공감하게 했다. 그 무언가에 공감할 수 있었던건 내가 여자여서라기보다 약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평등을 외치는 사회가 돼도 어디에나 약자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리적인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대가 아니라면 노인, 아이, 여자는 약자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시대가 오게 되더라도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혹은 새롭게 생길 또 다른 잣대로 인해 약자는 생길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누군가에겐 약자이다. 사람들은 그 틀 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자신을 부정하고 때로는 세상을 비난한다. 그로 인해 세상은 변해가는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변하지 못했다. 평생을 부당하게 살아가다가 체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보듬어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잠깐의 쉼조차 손가락질을 받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역사 지식으로만 존재하는 1900년대의 삶은 치열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특별할 것 없는 이들의 삶일수록 더욱. 이유도 알지 못한채 그저 살아 있어서 살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사람들은 존재한다. 어쩌면 나도 관성적으로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것 같다. 평등함을 누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꽁꽁 숨기고 군중에 동화되기 위해 더욱 큰 힘을 쏟는 것 같다. '나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다', '나 정도면 평균(정상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대다수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무의식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 정신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와 마주보고 다독여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칠흑의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건 아주 작은 불빛만으로도 충분하고, 이 불빛은 아주 작은 공감과 위로로도 충분히 밝게 타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밝은 밤' 그 모순된 단어에는 어둠 속 빛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길고 어두운 밤을 지내는 이들도 빛나는 순간이 있다는 것처럼.
우리는 어떤 일생의 단면만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밝은 밤이 존재하듯이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이면에는 행복이 존재할 수도 있다. 혹은 그 반대일수도 있고 말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 눅눅하고 뜨뜻한 진실이 지연과 영옥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면서 내 삶을 돌이켜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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