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이번에 포스팅할 책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입니다. 거의 5년만에 이 책을 다시 꺼내서 읽어 본 것 같아요.
제인 오스틴의 섬세한 묘사와 풍부한 대사 덕분에 캐릭터들에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명작에는 역시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책입니다. 짧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뒷 내용이 궁금해서 빨리 완독할 수 있었어요.
19세기 영국의 시대상과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영화도 꼭 한 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책소개>
저서 : 오만과 편견
저자 : 제인 오스틴
발행일 : 1813년
페이지 : 516p
등장인물 : 엘리자베스 베넷, 피츠윌리엄 다아시, 제인 베넷, 찰스 빙리, 조지 위컴
베넷 씨, 베넷 부인, 메리 베넷, 캐서린 베넷, 리디아 베넷
캐서린 드 버그, 조지아나 다아시, 피츠윌리엄 대령, 샬럿 루카스, 윌리엄 콜린스
<줄거리>
1부
찰스 빙리가 네더필드의 새 임차인으로 이사 온다는 소식이 롱본 마을에 퍼진다. 다섯 딸을 둔 베넷 부인은 좋은 혼처가 나타났다고 생각해 좋아한다. 빙리와 베넷 가의 첫째 딸 제인 베넷은 무도회에서 만나 춤을 추며 사랑을 키워간다. 빙리의 친구인 다아시도 무도회에 참석했는데, 그는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를 고수했고 이에 엘리자베스 베넷은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다. 얼마 후 롱본에 군 부대가 주둔하게 되면서 장교들이 마을에서 지내게 된다. 조지 위컴은 재치 있고 훌륭한 외모를 갖춘 장교로 과거에 다아시에게 유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엘리자베스에게 한다. 이에 엘리자베스의 편견은 더욱 굳어지게 된다. 겨울이 되자 빙리는 볼일을 보러 런던으로 향하고 이후 빙리의 가족과 친구 다아시도 네더필드를 떠난다.
베넷 가의 한사상속 대상인 윌리엄 콜린스가 베넷 가를 방문한다. 그는 작은 시골의 교구 목사로, 한사상속에 대한 예우를 위해 베넷의 다섯 딸들 중 신붓감을 찾는다. 콜린스는 엘리자베스 베넷에게 청혼하지만 그의 허식과 겉치례에 거절한다. 결구 콜린스는 이웃의 샬럿 루카스에게 청혼하여 성공한다.
2부
빙리를 기다리던 제인 베넷은 결국 그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기로 한다. 기분을 환기할 겸 런던의 친척 집에 신세를 지게 되면서 빙리를 다시 만날 희망을 갖지만 소득 없이 다시 롱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한편 엘리자베스는 조지 위컴과 호의적인 감정을 갖다가, 그가 상속재산이 많은 여자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마음을 깨끗이 접는다. 그 이후 루카스 가족과 함께 결혼한 샬럿의 집에 놀러간다. 콜린스 댁에서 머무는 동안 캐서린 드 버그 귀부인의 초대를 받아 종종 식사와 카드게임을 즐긴다. (캐서린 부인은 다아시의 이모로 자신의 딸과 다아시가 결혼하게 될거라 믿는 오만한 귀부인으로 콜린스의 열렬한 추종을 받는다.) 얼마 후 피츠윌리엄 대령과 다아시가 캐서린 부인 댁에 머물게 되면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다시 만난다. 그리고 콜린스 댁을 떠나기 전 다아시로부터 청혼을 받게 된다.
다아시의 청혼을 받은 다음 날, 엘리자베스는 산책 도중에 만난 다아시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는 전일의 무례에 대한 사과와 함께 위컴과 본인의 관계를 둘러싼 몇가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진실이 적혀 있다. 엘리자베스는 편지를 읽은 후에 자신의 허영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편견을 깨닫는다.
3부
이후 엘리자베스 베넷은 외삼촌 내외의 권유에 따라 함께 펨벌리로 여행을 가고 다아시 소유의 저택을 구경하게 된다. 예상보다 일찍 돌아온 다아시로 인해 둘은 저택에서 마주친다. 며칠 후 엘리자베스를 다시 찾은 다아시는 리디아의 소식이 담긴 편지를 함께 보게 된다. 군 부대가 롱본을 떠나게 되면서 베넷 가의 막내 리디아 베넷이 이를 따라갔었는데, 그곳에서 조지 위컴과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소식을 들은 엘리자베스는 급히 집으로 돌아 왔고,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은 불명예스러운 도주에 베넷 가는 그 둘을 찾기 위해 뒤집힌다. 결국 외삼촌으로부터 런던에서 둘의 행방을 찾았다는 편지를 받고 베넷 가는 그들의 결혼을 주선한다. 이때 다아시가 위컴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장교직위를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으로 사랑을 키워간다.
빙리와 다아시가 네더필드로 돌아오고 제인과 빙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빙리에게 청혼을 받은 제인을 축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캐서린 부인이 엘리자베스를 찾아 온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와의 사이에 대해 추궁하는 캐서린 부인에게 자신의 감정과 선택이 다른 사람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이러한 얘기를 들은 다아시는 그녀의 마음에 희망을 품고 재차 청혼을 하게 되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명대사&구절>
"너무 겸손하셔서 비난마저 무색하게 만드시네요."
"겸손한 척하는 것보다 더 기만적인 태도도 없습니다." 다아시가 말했다. "겸손이란 종종 그저 의견이 없다는 소리죠. 때로는 간접적인 자기 자랑에 불과하고요."
- 1부 中 엘리자베스 & 다아시 -
"진심입니다, 콜린스 씨. 저에 대한 그 찬사들은 다 필요 없습니다. 제 평가는 제가 하도록 해주세요. 정 찬사를 보내시겠다면, 그저 제가 드리는 말씀을 믿겠다고만 해주세요. 저는 콜린스 씨가 지극히 행복한 삶을 살고 대단한 부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이 청혼을 거절하는 일이야말로 콜린스 씨가 그 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걸 막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일 겁니다. (중략) 콜린스 씨가 제게 해주신 청혼이라는 영광은 거듭거듭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그걸 수락하는 일은 절대로 불가합니다. 모든 점에서 제 감정이 그걸 말리고 있습니다. 좀 더 쉬운 말로 해볼까요? 이제는 저를 콜린스 씨를 애태우기로 작정한 우아한 숙녀로 생각하지 마시고,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말하는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해주세요."
- 1부 中 엘리자베스 베넷 -
그녀는 남자도 결혼 생활도 크게 중시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결혼만은 늘 그녀의 목표였다. 결혼은,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집안이 가난한 젊은 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게 영예로운 앞날의 대비책이었다.
- 1부 中 샬럿 루카스 -
"다아시 씨, 당신의 발언 방식이 제게 뜻밖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좀더 신사적으로 행동하셨다면, 거절하며 제가 느낄 꺼림칙함이 남을 뿐 영향이랄 게 없죠."
그녀는 그가 이 말에 흠칫 놀라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청혼하셨어도, 저는 받아들일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겁니다."
다시 한번 그가 깜짝 놀란게 분명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고 또한 굴욕적이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2부 中 엘리자베스 베넷 -
그녀는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다아시 씨를 생각하든 위컴 씨를 생각하든 자신이 눈이 멀었고, 편파적이었고, 편견을 품었고, 어리석었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비열하게 굴다니!" 그녀는 탄식을 내뱉었다. "분별력이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가치 있게 여기던 사람이 나였는데! 너그럽고 순진한 언니를 자주 무시하던 내가 이렇게 쓸데없는, 아니 비난받아 마땅한 일로 허영을 부렸다니! 이런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이야! 창피한 게 당연하지! 사랑에 빠졌어도 이보다 더 비참하게 눈이 멀진 않았을 거야! 하지만 내 잘못은 사랑이 아닌 허영심이었어! 처음부터 한 사람은 나를 좋아한다고 들뜨고 다른 한 사람은 나를 무시한다고 화가 나서, 두 사람이 관련된 일에서 편견과 무지에 빠져 이성을 몰아내다니. 정녕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에 대해 전혀 몰랐던 거야."
- 2부 中 엘리자베스 베넷 -
"(생략) 어쨌든 편지 생각은 이제 그만해요. 편지를 쓴 사람의 감정도 편지를 받은 사람의 감정도 이젠 확연히 달라졌으니 편지와 관련된 불쾌한 상황은 다 잊어요. 다이시 씨께 제 철학을 알려드릴게요. 지난 과거는 그 기억이 즐거울 때만 돌이켜보는 거예요."
- 3부 中 엘리자베스 베넷 -
"저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멋진 사랑을 계속하셨다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제일 처음 시작점이 뭐였어요?"
"사랑의 초석을 놓게 도니 시간과 장소, 표정과 말을 꼭 집어 말할 수 없어요. 너무 오래전 일이니까요.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 3부 中 엘리자베스 & 다아시 -
<마무리>
19세기 영국 여성들에게 강요되던 결혼이라는 미덕이 얼마나 강한 강제성을 띄고 있었는지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전체적인 줄거리 또한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베넷가의 다섯 딸들에 대한 이야기로, 특히 상류층 사회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으로 결혼이라는 수단이 보여진다. 이 시대의 여성들이 사유재산을 갖는 방법으로는 결혼과 상속이 주요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외에도 제인&빙리, 콜리스&샬럿, 리디아&위컴 커플이 나오는데 이들은 19세기 영국의 현상과 문제점 (결혼제도, 한사상속 제도, 계급의식 등)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서사인 '오만과 편견'이 사랑을 받은 데에는 캐릭터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성격 유형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중상류층 미혼 여성들이 지켜야할 decorum(예의범절)을 명백히 깨부수면서도 분별력과 판단력을 갖춘 '엘리자베스 베넷'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제인을 위해 3마일이 넘는 거리를 걸어가거나 '캐서린 드 버그' 귀부인에게 맞서는 장면에서는 독립적인 그녀의 성격이 돋보였다. 여성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힘들고 그게 당연시 됐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엘리자베스는 이를 크게 거스르지 않으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이는 그녀가 매력적이고 당찬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적절한 예법과 교양을 익힌 숙녀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줄거리는 오만했던 '다아시'와 이에 편견을 가졌던 '엘리자베스'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그들이 가진 기질의 문제점을 깨닫고 고쳐 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청혼 이후 다아시의 편지를 읽는 엘리자베스이다.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를 푸는 첫 번째 고리가 청혼과 그 이후의 편지인데, 이때의 묘사가 매력적이다. 다아시의 장문의 편지는 독자들과 엘리자베스가 알지 못했던 진실과 사죄를 담고 있는데 편지가 이어질 수록 그의 오만함이 줄어드는게 느껴진다. 엘리자베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허영심이 불러온 편협한 사고를 깨닫고 다아시에 대한 생각을 키워가는데 둘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 엄청난 몰입을 해서 읽은 것 같다.
전반적으로 작품 전체를 향유하는 독특하고 아이러니한(반어적인) 서술 기법이 눈길을 끌었다. 위트 있는 대사들이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서술되어 있는데 특히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대화가 간질간질하게 느껴졌다. 작품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이러니를 파악하는게 '오만과 편견'의 관점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서술에서는 엘리자베스 베넷의 1인칭 시점이 주로 사용되어 그녀의 성격을 따라가는 묘사가 많았는데, 쾌활하면서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한 서술은 작품의 분위기에는 어울렸으나 다아시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는 조금 어려웠다. 외전처럼 그의 심경 묘사가 부분적으로 들어갔다면 로맨스적인 서사를 구축하는데 더 좋았을 것 같다.
'RE : VIEW > 고전 & 현대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 줄거리 & 명대사 & 후기 (0) | 2023.04.11 |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줄거리 & 명대사 (0) | 2023.03.28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 줄거리 & 명대사 (0) | 2023.03.06 |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 줄거리 & 명대사 (0) | 2023.02.24 |
다섯번째 산 - 파울로 코엘료 / 줄거리 & 명대사 (0) | 2023.0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