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 : VIEW/고전 & 현대 문학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줄거리 & 명대사

by 책 읽는 꿀벌 2023. 6. 23.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고전은 언제 읽어도 좋기 때문에 명작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전, 베르테르라는 뮤지컬을 먼저 접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 번 뮤지컬이 보고 싶네요.
순수한 열정의 끝, 광기에 가까운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책소개>

저서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발행일 : 1774년 9월 29일
페이지 : 228쪽
등장인물 : 베르테르, 샤를로테(로테), 알베르트
               빌헬름, 노법무관, 대사, C백작, B양, 하인리히, 편집자 등
 
 

<줄거리>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낸 편지를 엮어낸 서간체 소설로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사랑을 담고 있다.
 
제 1권
1771년 5월 4일 ~ 9월 10일
주인공 베르테르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고장에서 살게 된다. 베르테르는 평화로운 소도시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한다. 작은 무도회에 초청받은 베르테르는 노법무관의 첫째 딸 로테를 에스코트하기 위해 발하임으로 향하고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한다.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취향과 성격, 외모 등 로테의 모든 것에 빠져든다. 시집 등을 나누면서 로테와 친밀하게 교류하는 날들을 보내다가 알베르트가 발하임에 돌아온다. 로테는 알베르트, 베르테르와 함께 잘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둘 사이는 의례적이다.
 
제 2권
1771년 10월 20일 ~
베르테르는 발하임을 떠나 대사의 밑에서 비서로 일하게 된다. 로테에 대한 생각을 애써 지우면서 바쁘게 일을 하다가 로테와 알베르트가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결국 대사와의 마찰과 귀족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사직서를 낸 이후 다시 발하임으로 돌아온다.
로테의 곁으로 돌아온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죄악감으로 정신이 점점 쇠약해진다. 비슷한 처지의 미망인을 사랑했던 하인, 로테를 사모하다가 해고된 노법무관의 서기가 범죄를 저지르고 미쳐버린 것을 보면서 신경쇠약은 더욱 심해진다. 끝내 로테에 대한 사랑의 집착이 커진 베르테르는 죽음으로써 사랑을 완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마지막 구애가 거절당하자 알베르트에게 빌린 권총을 이용해 자살한다.
 


 

<명대사&구절>

이곳 사람들이 어떠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이야"라고 말하겠네. 인간이란 종족은 다 같은 형태 아닌가. 대부분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약간의 자유시간이라도 주어지면 불안해서 그 시간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수단을 찾아내지. 
- 5월 17일 中 -
 
아이들은 무언가를 원하면서도 왜 원하는지를 모르지. 학식 있는 가정교사나 학교 선생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네. 그러나 어른들도 자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 이 지상을 헤매는 점에서는 아이들과 마찬가지네. 진정한 목적을 향해 행동하지 못하고 비스킷이나 케이크, 혹은 자작나무 회초리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지. (중략)
하지만 겸허하게 이 모든 것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네. 그런 사람들은, 유복한 시민들은 자기네 정원을 정교하게 낙원처럼 치장하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대로 무거운 짐을 진 채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이 태양빛을 1분이라도 더 보려는 데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네. 그래, 이런 사람들은 고요하게 평정을 지키며 자신의 내면에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네. 이런 사람이야말로 인간이기 때문에 행복하지. 그는 한계를 지니고 있더라도 언제나 자유라는 달콤한 감정을 가슴속에 지니고 있지.
- 5월 22일 中 -
 
"나쁜 기분은 나태함과 같아요. 그것은 일종의 게으름이니까요. 우리의 본성은 그런 성향이 다분하죠. 그런데 일단 자신에게 경고할 힘이 생기면 새롭게 일이 손에 잡히고 실제로 진정한 기쁨을 찾게 되지요."
(중략)
" 누군가의 가슴에 싹튼 작은 기쁨을 빼앗으려고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됐어요. 이 세상의 어떤 선물이나 호의도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순간을 대신할 순 없어요. 폭군처럼 질투에 찬 우리의 불쾌감이 그런 순간을 망치고 말지요."
- 7월 1일 中 베르테르 -
 
사랑만큼 인간을 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없는 것은 분명하네. 로테가 나를 잃지 않고 싶어한다는 것을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네. 그녀의 동생들도 내가 다음 날 오지 않으리라고는 생각조차 않는다네.
- 8월 15일 中 -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것은 반드시 다시 불행의 근원이 되는 것일까?
전에는 살아 있는 자연에서 마음으로 느끼며 그토록 큰 기쁨으로 흘러넘쳐서 주변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어주던 따스하고 충만한 그 감정이 이제 내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며 어느 길을 가더라도 뒤쫓아와 괴롭히는 귀신이 되고 만다네. (중략)
흡사 내 영혼 앞에 드리워졌던 장막이 치워진 듯하네. 무한한 생명의 무대가 내 눈 앞에서 영원히 열려 있는 무덤의 심연으로 변하고 있네. 자네는 "이것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모든 것은 다 지나가 버리는데 말이지. 모든 것은 번개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 버리고, 존재의 힘이 온전하게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고, 강물 속에 휩쓸려서 가라앉고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버리는데 말일세. 자네와 자네 주변의 모든 것을 소모시키지 않는 때는 단 한 순간도 없네. 단 한 순간도 자네가 파괴자가 아닐 때는 없어.
- 8월 18일 中 -
 
오늘은 내 생일이네. 아침 일찍 알베르트가 보낸 소포를 받았네. 상자를 열자마자 분홍색 리본이 눈에 들어왔네. 로테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달고 있던 것인데, 그 뒤 그 리본을 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었지. (중략) 나는 로테의 리본에 수천 번 키스를 하면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길지 않았지만 행복했던 시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의 축복된 시간을 떠올렸네.
빌헬름, 이런 사정이라네. 나는 불평하지 않아. 꽃다운 인생도 한낱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지.
- 8월 28일 中 -
 
그래, 우리는 모든 것을 자신과, 자신을 모든 것과 비교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행복이나 슬픔은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대상들 속에 있는게 분명하네. 그러니 고독이 가장 위험한 것이지. 본성에 따라 스스로를 고양시키려는 욕구를 가진 우리의 상상력은 문학예술이 만들어내는 환상적 영상으로부터 양분을 취해 수많은 존재들을 승화시킨다네. 그 가운데 우리가 가장 낮은 존재이며 우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존재는 우리보다 훌륭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보다 더 완벽해 보이지.
- 1771년 10월 20일 中 -
 
본래 자리라는 건 절대 중요한 게 아니네. 최고의 자리에 앉아 있는 자가 최고의 역할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네. 그런 것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바보지. 얼마나 많은 왕들이 자기 대신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얼마나 많은 대신들이 자기 비서들의 손에 놀아나는가. 그러니 대체 누가 최고의 자리에 있는 자란 말인가?
- 1772년 1월 8일 中 -
 
옛날 소년 시절 내 산책의 목표점이자 경계선이기도 했던 그 보리수 아래에 다시 서보았지. 얼마나 많이 달라져 있던지! 그때 아무것도 모른채 행복했던 나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했었지. 그곳에는 애쓰고 갈망하는 내 가슴을 채워주고 만족시켜줄 만큼 많은 양식과 쾌락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말이네. 이제 나는 그 넓은 세계에서 돌아와 있네. 오, 친구여, 얼마나 많은 희망이 좌절되고 얼마나 많은 계획이 실패한 채 돌아왔는가. 그 시절 수천 번 내 소망의 대상이었던 산 앞에 나는 다시 서보았네.
- 5월 9일 中 -
 
새의 작은 부리가 그녀의 입에서 내 입으로 옮겨왔네. 새가 쪼는 감촉은 마치 그녀의 숨결 같았고 달콤한 사랑의 예감 같았네.
"이 키스에는......" 내가 말했네. "무언가 원하는 게 느껴지는군요. 먹이를 찾고 있어요. 그래서 얻을 게 없는 공허한 애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돌아서네요."
"이 새는 내 입에 있는 것도 먹어요." 그녀는 말하면서 입술에 빵조각을 물고 내밀었네. 그 입술은 순진무구한 사랑이 담기고 즐거움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네. 
나는 얼굴을 돌렸지. 그녀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 했네. 그처럼 천사 같은 천진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내 상상력을 자극하지 말았어야 했네! 인생의 무심함에 잠들어 있는 내 마음을 깨우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그러면 안 될 것은 또 무엇인가. 로테는 그처럼 나를 믿고 있는 것일세. 내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는 걸세.
- 9월 12일 中 -
 
창 너머 멀리 언덕 위로 아침 해가 안개를 뚫고 솟아올라 고요한 초원을 비출 때 잎새가 떨어진 버드나무 사이로 강물이 부드럽게 흘러오는 모습을 보고 있네. 아, 이런 찬란한 자연도 이제 내게는 니스 칠로 죽어버린 그림처럼 보일 뿐이네. 그 즐거운 광경이 이제는 내 가슴에서 단 한 방울의 행복감도 머리로 뿜어 올리지 못한다네. 신의 현존을 보고도 나는 마치 메말라버린 샘물처럼, 물이 새는 물동이처럼 멍청히 서 있다네. 하늘이 마르고 땅이 메말라 타들어 갈 때면 비를 달라고 기도하는 농부처럼, 나는 이따금 땅에 엎드려 눈물을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네.
- 11월 3일 中 -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있다, 이 팔은 로테를 포옹했다, 이 입술은 로테의 입술 위에서 떨었다, 이 입은 로테의 입에 닿아 말도 나오지 않았다, 로테는 내 것이다! 그렇습니다, 로테. 당신은 내 것입니다! 영원히.
알베르트가 당신의 남편이라는 게 어떻다는 겁니까? 남편! 그것은 이승에서나 해당하는 것이지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남편의 품에서 당신을 빼앗아 내 품에 안으려 하는 것이 이승에서는 죄가 되겠지요. 죄라고요? 좋아요,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벌을 내립니다. 나는 이 죄의 성스럽기까지 한 기쁨을 마음껏 맛보았습니다. 생명의 향기와 힘을 들이마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당신은 내 것이 되었습니다! 아아, 나의 로테! 나는 먼저 갑니다. 나의 아버지이자 당신의 아버지인 그분에게로 가서 하소연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분은 당신이 올 때까지 나를 위로해주시겠지요. 당신이 오면 나는 기쁘게 맞이하여, 영겁의 아버지가 계시는 앞에서 당신을 품에 안고, 영원한 포옹을 계속하며 함께 있을 것입니다.
- 12월 20일 中 -
 
 

<마무리>

사랑은 흔히 열병이라고 말한다. 혹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짝사랑을 가리켜 상사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예측 불가하고 통제할 수 없으며 사람을 무너트린다는 점에서 이는 변명의 여지 없이 분명한 사실이다. 베르테르는 이성과 지성, 분별력을 갖추었으나 그 무엇도 그의 감정을 이길 수 없었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강박과 집착증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또한 인간 내면의 일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가지는 감정은 이성적인 사랑 뿐이 아닌 절대적인 경애와 흠모에 가깝다. 그러한 존재와 함께할 수 없고, 결국 거부당했다는 충격이 베르테르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소설을 모두 읽고 난 후 바로 든 생각은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절대적인 이유가 로테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후반부에서 나오는 서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테는 자신을 향한 베르테르의 마음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베르테르를 혼자서 간직하고 싶다는 은밀한 마음을 자각하기도 한다. 정략적인 결혼이지만 알베르트와의 사이도 좋았던 걸 보면 친구라는 이름으로 베르테르와 함께 하고자 하면 안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가족과 평온한 삶을 위해 알베르트를 선택해야 했던 점과 평소 가졌던 책임감, 성정을 생각해 보면 로테도 베르테르를 원하는 마음을 무의식 중에 무시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베르테르의 시점에서 묘사되는 알베르트는 자신보다 로테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것처럼 나오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것을 제외하고 흠잡을 구석이 없다. 안정적인 수입과 차분한 인격, 품위를 갖춘 인물로 베르테르 또한 그 사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베르테르의 죄악감과 고뇌가 더 큰 것으로 나온다.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우리는 사회규범과 이성을 따라야 한다고 교육 받는다. 작중에서 알베르트와 귀족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이러한 엘리트주의와 사회통념을 잘 보여준다. 이에 대립되는 베르테르는 체계로부터 억압받고 무시당하는, 인정받을 수 없는 감정의 상징이다. 
단순히 베르테르의 연정과 그로 인한 고통만이 아닌 250년 전 유럽의 시대상을 담아냈다는 점, 감성과 이성의 대립을 나타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