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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고전 & 현대 문학

죄와 벌1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줄거리 & 명대사 + 후기

by 책 읽는 꿀벌 2023. 6. 27.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인간실격에서 오바요조는 반댓말 게임을 하다가 죄와 벌이 반댓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죠.
그 장면을 보고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방학만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마음 편히 책을 읽었는데 확실히 시간이 많을 때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요.
로지온의 심리 묘사와 각 인물들 간의 기묘한 신경전, 19세기 혼잡했던 러시아의 양상이 섬세하게 드러난 작품이었습니다.


<책소개>

저서 : 죄와 벌1
저자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발행일 : 1866년
페이지 : 412
등장인물 :
로지온 로마느이치 라스콜니코프(로쟈, 로젠카)

풀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라스콜니코바,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 라스콜니코바(두냐, 두네치카)
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벨라도바(소냐, 소네치카), 세묜 자하르이치 마르멜라도프, 카체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벨라도바
드미트리 프로코피치 라주미힌, 포르피리 페트로비치, 조시모프,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쥔
아르카지 이바노비치 스비드리카일로프, 마르파 페트로브나
알료나 이바노브나,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등
 
 

<줄거리>

전직 대학생 로지온은 셋방에 살면서 빈곤한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전당포 노인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백해무익한 존재라고 여겨 살해 후 금전을 취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는 술집에서 만난 마르멜라도프와 이야기를 하며 오래전부터 해온 공상을 결국 실현하고자 마음먹는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게 이 과정에서 알료나의 이복동생인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도 함께 살해하게 된다. 운 좋게 경찰과 목격자를 따돌리고 집으로 돌아온 로지온은 이후 열병에 시달리며 앓기 시작한다.
로지온의 대학친구인 라주미힌은 열에 시달리며 자신을 찾아온 로지온이 이상하다는걸 깨닫고 그의 병간호를 자처한다. 그러던 중 전당포 노인을 죽인 용의자가 나타난다. 로지온은 훔쳐온 예물과 현금을 버려진 공터의 커다란 돌 밑에 숨기고 피가 묻은 증거를 처리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열병과 정신 착란의 증세를 보인다. 경찰서에서 보인 모습에 경찰 조시모프는 그런 로지온 로마느이치 라스콜니코프를 의심한다. 한편 로지온의 어머니와 여동생 두냐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게 되고 로지온은 두냐의 약혼을 반대하며 약혼자 루쥔과 대척한다.
열병에 시달리면서도 혼자 외출을 한 로지온은 마르멜라도프의 마차 사고를 목격하고 그의 가족들과 임종을 지키게 된다. 그리고 장례비용으로 수중에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카체리나에게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명대사&구절>

가난할 때까지는 그래도 타고날 때부터 지닌 선천적인 고결한 감정을 보존할 수 있지만, 적빈 상태에 이르면 아무도 그럴 수는 없거든요. 적빈 상태에까지 이르면, 인간 사회에서 두들겨 맞아 쫓겨나는 정도가 아니라 비로 쓸려버리고 마는 거요. 그보다 더 큰 모욕이 없게 말이오. 
- 1부 2 中 마르멜라도프 -
 
10년 후에 보자는 건가? 그러나 10년이 지나는 동안 어머니는 목도리를 짜는 일과 눈물 때문에 아마 장님이 되고 말 게다. 아니, 그뿐 아니라 영양실조로 꼬장꼬장 여위고 말 게다. 그리고 누이동생은 10년이 지난 뒤, 아니 그 10년 동안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라. 어때, 이제 알겠느냐?
이렇게 그는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리고 일종의 쾌감까지 느끼면서 이러한 물음으로 스스로를 우롱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갑자기 일어난 것도 아니며, 오래전부터 앓고 있는 낡은 병증이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들은 그를 괴롭히기 시작해 그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현재의 이러한 괴로움이 그의 마음에 생긴 것은 무척 오래된 일인데, 그것이 차차 자라고 쌓이고 쌓여 최근에 이르러서는 무섭고도 기괴한 환상적인 의문이 되어 완전히 성숙하고 응결한 것이다.
(중략)
그는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었다. 역시 어제와 같은 상념이 하나 또다시 그의 머릿속에서 번쩍였다. 그러나 그가 몸을 떤 것은이 상념이 번쩍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즉 그는 이 상념이 반드시 '번쩍일'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예감하고 있었으며,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상념은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한 달 전까지,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그것은 한낱 공상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금은 갑자기 공상이 아니고 뭔가 새롭고 무서운, 전혀 생소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자신도 대번에 그것을 의식했다. 그는 머리를 호되게 얻어맞은 듯 눈앞이 캄캄해졌다.
- 1부 4 中 라스콜니코프 -
 
그의 결심에는 이상한 특질이 있었다. 다름 아니라 그의 계획이 단호한 성질을 띠면 띨수록 그의 눈에는 그것이 점점 추악하고 불합리해 보이는 것이었다. 그토록 괴로운 내적 투쟁을 계속해왔는데도 그는 그동안 단 한순간이라도 자기 계획의 실현성을 결코 믿을 수 없었다.
- 1부 6 中 라스콜니코프 -
 
왜 거의 모든 범죄는 그처럼 쉽사리 발견되고 그 정체를 폭로당하고 마는 걸까? (중략) 가장 중요한 원인은 범죄를 은폐하는 물질적 불가능성이라기보다 오히려 범죄자 자신 속에 있다는 것이다. 즉 범죄자 자신은 거의 누구나 예외 없이 범죄를 저지르려는 순간 의지와 이성의 상실 상태에 빠질 뿐만 아니라 어린애 같은 경솔에 사로잡히고 말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은 이성과 세심함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이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이 이성의 혼미와 의지의 상실은 병마와도 같이 사람을 업습하여 차차 강대해져서 범죄 수행 직전에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 그대로의 상태가 범죄 순간까지, 사람에 따라서는 범죄 후에도 얼마 동안 계속된다. 하지만 병이 낫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윽고 그 상태가 지나버리고 만다. 그러나 병이 범죄를 낳는 것인지, 아니면 범죄 그 자체에 그 비슷한 특질이 있어서 늘 병과 유사한 무엇을 동반하는 것인지... 하는 의문에 이르러서는 자기도 아직 해결할 힘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그는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는 이러한 병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계획을 수행하는 동안 이성과 의지는 조금도 흐려짐 없이 유지될 것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계획은 '범죄가 아니기'때문이다...
- 1부 6 中 라스콜니코프 -
 
자기 보존의 승리감, 질식할 것 같은 위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느낌, 다만 이것만이 지금 그의 전 존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예견도 없고, 분석도 없고, 미래에 대한 억측이나 추측도 없고, 의혹도 없거니와 문제도 없었다. 그것은 지극히 본능적인, 순 동물적인 환희의 순간이었다.(중략)
그의 내부에는 뭔가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뜻밖의,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돌연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는 그것을 이해했다기보다 감각이 지닐 수 있는 온갖 힘으로 느꼈다. 아까와 같은 감상적인 신세타령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얘기든 더는 경찰서 사무실에서 그들에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는 똑똑히 느꼈다. 설사 그 사람들이 모두 경찰관이 아니라 형제자매라 하더라도 앞으로 한평생 여하한 경우에도 그들을 상대로 얘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는 이 순간까지 한 번도 이처럼 괴이하고 무서운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 2부 1 中 라스콜니코프 -
 
'이것은 내가 심한 병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는 침울하게 단정했다. '나는 나 자신을 괴롭히고 책망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어제도 그제도, 아니 그동안 죽 스스로를 괴롭혀온 것이다. 건강만 회복되면... 스스로 괴롭히진 않게 되겠지... 그러나 만약 회복되지 않는다면? 아아, 이젠 모든 일이 귀찮기만 하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기분을 풀고 싶었으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다만 억제할 길 없는 한 가지 새로운 감각이 시시가각으로 강하게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눈에 닿는 주위의 모든 것에 대한 한없는 혐오의 감정이었다. 거의 생리적인 것이라고도 할 만큼 집요하고 심술궂은 증오에 찬 것이었다.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그에게는 추악하게 느껴졌다. 그 얼굴, 걸음걸이, 거동까지도 보기 싫었다.
- 2부 2 中 라스콜니코프 -
 
지금 갑자기 이러한 옛 의문과 의혹이 똑똑히 되살아났고, 지금 그것을 상기한 것이 우연한 일 같지 않았다. 마치 이전과 똑같이 사색할 수도 있고 얼마 전까지 흥미를 느꼈던 것과 똑같은 제목이나 광경에 흥미를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양, 자기가 전과 똑같은 이 장소에 걸음을 멈추었다는 그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기이하고 놀라웠다. 그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으나, 동시에 아프도록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어딘가 저 밑 깊은 물속에, 간신히 보이는 그의 발밑 어딘가에 지난날의 모든 과거가... 이전의 상상도, 이전의 의문도, 이전의 테마도, 이전의 인상도, 이 파노라마 전체도, 그 자신도, 그리고 온갖 것도 다 숨겨져 있는 듯이 생각되었다...... 그는 자기가 어딘지 높은 곳으로 날아가는 것같이,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것같이 느껴졌다......
- 2부 2 中 라스콜니코프 -
 
"다름이 아니라 당신이 말한 그 모스크바의 강사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한 말입니다. 왜 채권을 위조했느냐는 신문에 대해 '모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자들이 됐으니까, 나도 손쉽게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더군요. 정확한 말은 기억 못하지만, 요는 돈이나 힘을 들이지 않고 빨리 벌고 싶단 말이죠! 모두 남이 마련해준 것으로 살고, 남의 도움을 기대하며 남이 씹어놓은 것을 먹는게 습관이 돼버렸거든. 그런데 지금 위대한 종이 울려 퍼지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그 정체를 드러내버렸단 말입니다......"
- 2부 5 中 라주미힌 -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이런 일은 오늘 중으로, 단번에, 지금 당장 청산해버려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그냥 이렇게 살기는 싫다.' 그러나 어떻게 청산하느냐? 무엇을 어떻게 청산하느냐? 그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또 생각해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념을 몰아내고 있었다. 그 상념이 그를 괴롭혔던 것이다. 
- 2부 6 中 -
 
"문제는 이분의 논문에 따르면, 모든 인간이 '범인(凡人)'과 '비범인(非凡人)'으로 분류된다는 점이야. 범인은 항상 복종 가운데 살아야 하고 법을 초월한 권리 따윈 갖지도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범인이기 때문이지. 그러나 비범인은, 특히 비범인이란 이유만으로 모든 범죄를 행하고 어떠한 법률도 초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아마 이런 의견이었지요, 내가 오해하지 않았다면?"
(중략)
"내 생각으로는 케플러나 뉴턴의 발견이 어떤 복잡한 사정 때문에 한 사람이나 열 사람, 백 사람 또는 그 이상 되는, 이 발견에 방해가 되거나 장애물로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들의 생명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세상에 알릴 수가 없다고 한다면, 그런 경우에 뉴턴은 그 발견을 온 인류에 보급하기 위해 그 열 사람이나 백 사람의 인간을... 제거할 권리를 갖습니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의무까지 지니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뉴턴이 아무나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거나 날마다 시장에서 물건을 훔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확실히 나는 그 논문에서 이런 식으로 논지를 전개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예를 들어 인류의 입법자나 건설자는, 고대의 인물로부터 리쿠르고스, 솔로몬, 마호메트, 나폴레옹 같은 사람들은 모두 예외 없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고 그 법률에 따라 종래의 사회에서 신성시되어온, 조상 적부터 전해 내려온 낡은 법률을 파기했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모두 훌륭한 범죄자였던 겁니다. (중략) 인간은 자연법칙에 따라 대략 두 등급으로 나뉩니다. 즉 자기와 동등한 것을 생식하는 일 말고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말하자면 단순한 소재(素材)에 지나지 않는 저급한 등급 곧 범인과, 또 하나는 본래의 인간, 즉 생존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발언을 하는 천품이나 재능을 지닌 사람들로 나뉩니다. (중략) 첫 번째 등급은 언제나 현재의 지배자요, 두 번째 등급은 미래의 지배자입니다. 첫 번째 등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세계를 유지하고 양적으로 확대해갑니다. 두 번째 등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세계를 움직여서 목적으로 이끌어갑니다. 그러므로 양쪽 다 동등한 생존권을 갖는 것입니다."
- 3부 5 中 포르피리, 라스콜니코프 -
 
그는 잠시 노파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무서워하는군!' 하고 그는 생각하고, 살그머니 올가미에서 도끼를 빼어 노파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한 번, 또 한 번, 그러나 이상하게도 노파는 도끼로 얻어맞고도 옴짝달싹 않는다. 마치 목상과도 같았다. 그는 깜짝 놀라 좀 더 가까이 몸을 굽히고 노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 쪽에서는 점점 더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그는 마룻바닥에 닿을만큼 몸을 굽히고 밑에서 그녀의 얼굴을 들여댜보았다. 들여다보는 순간, 그는 마치 송장처럼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노파는 앉은 채로 웃고 있지 않은가. 그가 들을까봐 열심히 참으면서 소리 나지 않게 조용히 웃고 있었다. 갑자기 침실 문이 방긋이 열리고, 거기서도 역시 사람들이 웃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분노에 사로잡혀 있는 힘을 다해 노파의 머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끼로 내리칠 때마다 침실의 웃음소리와 속삭임은 점점 더 크게, 점점 더 높이 들리고, 노파는 온몸을 흔들면서 웃어젖혔다. 그는 도망치려 했으나 현관은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층계로 향한 문들은 모조리 열려 있고 복도에도, 층계에도, 그리고 아래쪽에도... 머리들을 서로 맞대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 모두 숨을 죽이고 말없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 그는 가슴이 죄어들고 발은 뿌리가 박힌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는 소리를 지르려다가... 퍼뜩 눈을 떴다.
- 3부 6 中 -
 
 

<마무리>

범죄와 질병을 동일선상에서 묶어서 보거나 범죄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방법을 통해 인간의 물질적 행동이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를 잘 보여준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주장한 범죄학에서 구분한 바와 같이 범인과 비범인이 존재한다고 믿고 자신의 사상에 매몰되어 살인을 자행하게 된다.  본인의 사상을 검증하고자 하는 비현실적인 열망과 무고한 사람(리자베타)를 죽였다는 죄책감 사이의 모순에 사로잡혀 정신적으로 붕괴해가는 모습이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로지온 본인 스스로 정신 착란과 광기에 젖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이러한 사상에 대한 반감을 소설로써 드러낸다는 해설이 많았는데, 오히려 나는 로지온의 생각에 어느정도 공감이 됐다. 비범인, 선구자, 미래의 지도자 등의 특수한 사람들에게 범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다거나 권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들에겐 대다수의 범인이 따르는 법, 권리, 용서가 무용하고 그들 본인만의 기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가피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그 기준에 의해 그들이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현재의 역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못된 판단을 최대한 막기 위해 교육과 제재가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비범인, 천재들이 더 많이 드러나길 바라고 후세에 평가받길 바란다.하지만 포르피리가 말한 바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영웅심리 또는 감상에 젖어 자신을 우상화 하고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로지온은 그러한 자들은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스스로 자멸하거나 질타를 받게 된다고 했는데, 반박한 바와 같이 
로지온은 자신이 인간 세계의 법에 구애받지 않는 비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으나 끊임없이 그 사실에 대해 의심함으로써 스스로를 좀먹어갔다. 알료나를 죽인 것에 후회는 하지 않음에도 들키지는 않을까 초조해하고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이상과 현실의 간극,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었을 때의 좌절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본인의 신념에 대한 강박과 집착이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2권을 읽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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