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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고전 & 현대 문학

죄와 벌 2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줄거리 & 명대사 + 후기

by 책 읽는 꿀벌 2023. 7. 17.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1권을 읽고 더 천천히 2권을 읽었어요.
독백이나 대화를 위주로 진행되는 소설인 만큼 호흡을 놓치면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각 인물들의 심리나 상황을 계속 생각하면서 읽어야 해서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았어요.
 


<책소개>

저서 : 죄와 벌2
저자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발행일 : 1866년
페이지 : 412
등장인물 :
로지온 로마느이치 라스콜니코프(로쟈, 로젠카)

풀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라스콜니코바,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 라스콜니코바(두냐, 두네치카)
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벨라도바(소냐, 소네치카), 세묜 자하르이치 마르멜라도프, 카체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벨라도바
드미트리 프로코피치 라주미힌, 포르피리 페트로비치, 조시모프,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쥔
아르카지 이바노비치 스비드리카일로프, 마르파 페트로브나
알료나 이바노브나,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등
 
 

<줄거리>

열병에 시달리던 라스콜니코프에게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찾아온다. 그는 마르파 페트로브나의 사망 소식과 두냐에게 배당된 유산이 있음을 알리고 본인의 자산도 일부 주겠다고 말한다. 라스콜니코프는 스비드리가일로프를 경계한다. 하지만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이후 루쥔의 이간질과 형편없는 본색을 알게 된 두냐는 파혼을 하게 된다.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를 떠보기 위해 직접 그를 찾아가고 자신을 가해자로 확신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하지만 칠장이 미콜카(니콜라이)가 자백을 하면서 포르피리의 유도심문은 흐지부지 되고 만다. 한편 파혼을 인정하지 못한 루쥔은 이를 라스콜니코프의 탓이라 여기고 소냐를 두둔하던 그의 위신을 떨어트리기 위해 소냐를 함정에 빠트린다.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에서 소냐에게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추궁하지만 레베쟈트니코프가 목격자가 되어 소냐는 혐의를 벗는다.
추도식에서 도망치듯 나온 소냐를 따라 온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모두 말하고 자신을 동정하는 소냐에게서 구원 받음을 느낀다. 하지만 옆방에 세들어 살던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이 이야기를 엿듣고 두냐에게 편지를 보낸다. 집으로 돌아온 라스콜니코프는 집 앞에서 기다리던 포르피리를 만나고, 자신을 범인으로 확신한다는 말과 함께 자수를 권유 받게 된다. 혼란과 두려움, 오만 속에서 라스콜니코프는 고민하게 된다. 추도식에서 충격을 받은 카체리나 이바노브나는 열에 들떠 정신을 잃고 결국 죽음을 맞는다.
두냐는 편지를 받은 후 혼자 스비드리가일로프를 찾아 오고 오빠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된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를 빌미로 다시 한 번 청혼을 하지만 두냐는 이를 뿌리치고 도망간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상심하여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의 권유대로 자수를 하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받는다. 소냐는 라스콜니코프를 따라 시베리아로 가고 라주미힌과 두냐는 결혼을 한다. 형 선고 이후 라주미힌과 두냐는 어머니 풀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에게 진실을 숨기지만 어렴풋이 진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열병을 앓다가 결국 죽고 만다.
 
 

<명대사&구절>

"세상 사람들은 '너는 병자다, 따라서 네 눈에 나타나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좀 도와주십시오... '유령은 이를테면 저승의 세편이요, 단편이요, 그 시초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겐 그런 것이 보일 리 없다. 왜냐하면 건강한 인간은 가장 지상적인 인간이므로 충실과 질서를 위해서 이 세상의 현실적 생활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병이 들어 육체 조직이 정상적인 지상의 질서를 약간이나마 침범하면 곧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병이 심해질수록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빈번해진다. 그래서 완전히 죽어버리면 당장에 다른 세계로 가버린다.' 이런 이론을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4부 1 中 스비드리가일로프 -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우는 얼굴을 정면으로 들여다보았다. 메마른 그의 눈은 불타는 듯 날카롭고 입술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별안간 그는 재빨리 온몸을 굽혀 방바닥에 몸을 던지더니 그녀의 발에 키스했다. 소냐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미친 사람이라도 대하듯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사실 그는 미친 사람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무슨 짓을 하는 거에요, 나 같은 여자 앞에서?" 그녀는 새파랗게 질려서 중얼거렸다. 갑자기 그녀의 심장은 아프도록 죄어들었다.
그는 곧 일어났다.
"나는 당신한테 머리를 숙인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고통 앞에 머리를 숙인 거요."
- 4부 4 中 소냐 & 라스콜니프 -
 
"그러나 당신의 직무는 굉장히 희극적인 데가 있군요."
"왜 희극적이라는 거죠?" 역시 그 자리를 떠나려던 포르피리는 귀가 솔깃했는지 이렇게 물었다.
"그렇잖아요, 그 가엾은 미콜카(니콜라이)만 해도 그가 자백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자기 특유의 그 심리적인 방법으로 틀림없이 골탕을 먹이고 괴롭혔을 겁니다. 밤낮없이 '너는 살인자다, 너는 살인자다...'하며 꼬리를 잡으려고 애썼을 거에요. 그런데 이제 그가 자백하고 나니까 이번엔 또 반대로 '거짓말 마, 너는 살인자가 아니다! 너는 그런 짓을 할 수 없어! 제멋대로 꾸며대고 있어!' 하고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도록 그를 괴롭히려 합니다. 자, 이래도 희극적인 직무가 아니란 말입니까?"
- 4부 6 中 라스콜니코프 & 포르피리 -
 
"(생략) 코뮌에 그런 역할은 없어요. 코뮌이란 그런 역할을 없애기 위해 설립된 겁니다. 코뮌이 되면, 이 역할은 현재의 본질을 완전히 변질시켜버립니다. 그래서 여기선 우열했던 것도 저기선 현명한 것이 되고, 여기 현재 상태에선 부자연스러운 것도 거기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변해버립니다. 세상만사는 인간이 어떤 상태, 어떤 환경에 있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겁니다. 모든 것은 환경 여하에 달려 있으므로 인간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략) 시궁창이라고 해서 수치스럽고 경멸할 만한 것이 있다고 보십니까? 나는 누구보다 먼저 아무리 더러운 시궁창이라도 깨끗이 치워 보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건 자기희생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거기엔 단지 노동이 있을 뿐입니다. (생략)"
- 5부 1 中 레베쟈트니코프 -
 
아마 카체리나 이바노브나는 이 집에 세 들어 사는 모든 사람에게, 특히 아말리야 이바노브나에게 고인이 '그들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았을뿐더러 경우에 따라선 훨씬 훌륭했는지도 모른다'는 것, 따라서 그들 중 누구도 고인을 '얕잡아 볼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격식대로' 고인을 추도하는 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가난한 사람 특유의 자존심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을 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다만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남에게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서 최후의 힘을 짜내어 오늘날의 생활 습관상 누구에게나 필요 불가결한 것으로 되어 있는 사회적 의식 등에 귀중한 저금을 죄다 털어버리곤 한다. (중략) 이러한 자존심과 허영심의 발작적 충동은 이따금 매우 가난한 생활에 짓눌린 사람에게도 찾아들어, 때때로 도저히 참기 힘든 조급한 요구로 변하게 마련이다.
- 5부 2 中 -
 
"당신은 정말 이상한 여자야, 소냐. 내가 그런 말을 했는데도 그런 나를 끌어안고 키스를 하다니. 당신은 아마 제정신이 아닌가 보군."
"아녜요, 아녜요, 이 넓은 세상에서 지금 당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그녀는 그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정신없이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갑자기 히스테리라도 일으킨 듯이 엉엉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이미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감정이 그의 가슴에 파도처럼 밀려들어 대번에 그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그도 그 감정에는 반항하려 하지 않았다. 눈물 두 방울이 눈에서 흘러나와 속눈썹에 맺혔다.
"그럼 당신은 나를 버리지 않는 거지, 소냐?" 한 가닥 희망 비슷한 것을 느끼면서, 그는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 5부 4 中 라스콜니코프 & 소냐 -
 
라스콜니코프는 마치 무엇에 찔리기라도 한 듯이 온몸을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그럼... 대체... 누가... 죽였다는 겁니까?" 그는 참다못해 숨을 헐떡이며 이렇게 물었다. 포르피리는 뜻하지 않은 질문에 놀란 듯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기까지 했다.
"누가 죽였느냐고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는 이렇게 되물었다. "그건 당신이지 누구겠습니까, 로지온 로마느이치! 당신이 죽였습니다." 그는 완전히 자신에 찬 음성으로 거의 속삭이듯이 이렇게 덧붙였다.
- 6부 2 中 라스콜니코프 & 포르피리 -
 
라스콜니코프는 최근,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너무나도 지쳐 있었으므로 이제 이런 문제에 부딪치면 '그땐 그놈을 죽여버려야겠다'는 단 한 가지 대답밖에는 달리 어떻게 결심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차가운 절망을 느끼면서 지금도 그렇게 생각했다. 괴로운 중압감이 심장을 짓눌렀다.
- 6부 3 中 -
 
"(생략) 세상에서 정직처럼 어려운 것도 없거니와 또 아첨처럼 쉬운 것도 없습니다. 만약 정직에 100분의 1이라도 거짓이 섞인다면 대번에 부조화를 일으키고, 그다음에는 추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아첨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투성이라도 제법 만족을 느끼면서 기분 좋게 들을 수가 있습니다. 비록 저속한 만족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만족을 느끼게 마련이니까요. 아첨이라는 것은 아무리 터무니없다 해도 적어도 절반쯤은 정말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방법은 사회의 온갖 계급, 온갖 종류의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생략)"
- 6부 4 中 스비드리가일로프 -
 
"오빠, 오빠, 오빠는 무슨 말을 하세요! 오빤 남의 피를 흘리게 하지 않으셨느냐 말이에요!" 두냐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외쳤다.
"누구나가 다 흘리는 피 말이냐!" 그는 거의 정신없이 말을 받았다. "이 세상에서 폭포처럼 흘리고 있고, 또 지금까지 끊임없이 흘려왔던 피 말이냐? 모든 사람이 샴페인처럼 흘리고 있고, 또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게 했다 해서 신전에서 왕관을 받고, 그 후엔 인류의 은인으로 칭송되는 그 피 말이냐? 너도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보아라! 나는 인류를 위해서 선(善)을 원했던 거야. (중략) 그런데 나는, 나는 첫걸음조차 제대로 지탱해내지 못했어. 그것은 내가 비열한 인간이기 때문이야! 모든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어! 그러나 어쨌든 너희들의 견해를 따를 생각은 없다. 만약에 내가 성공했다면 모든 사람한테서 칭송을 받았을 테지. 그러나 난 지금 함정에 빠지고 만거야."
- 6부 7 中 두냐 & 라스콜니코프 -
 
'네거리에 서서 모든 사람 앞에 고개를 숙이고 땅에 입을 맞추세요. 당신은 대지에 대해서도 죄를 범했으니까요. 그리고 온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나는 살인자입니다, 하고 말하세요.' 이 말을 상기하자 그는 온 몸을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 줄곧, 특히 최후의 몇 시간 동안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우수와 불안에 완전히 압도당해 있었으므로 그는 마침내 이 순수하고 새로운 충만된 감정의 가능성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그것은 일종의 발작처럼 별안간 그를 엄습해 그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불꽃이 되어 타오르고, 순식간에 불길처럼 모든 걸 삼켜버렸다. 순간 그의 내부에 있는 모든 것이 확 풀어지며 눈물이 솟구쳐 나왔다. 그는 서 있던 그 자리에서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광장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는 땅바닥에 머리를 숙여 환희와 행복을 느끼면서 그 더러운 대지에 키스했다. 그는 일어나서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 6부 8 中 -
 
그는 소냐 앞에서까지 수치를 느꼈고 그 때문에 모욕에 찬 난폭한 태도로 그녀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가 부끄러워한 것은 빡빡 깎은 머리도, 족쇄도 아니었다. 다만 그의 자부심이 너무나 심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병이 든 것도 상처 입은 자부심 때문이었다. 아아, 만약에 그가 스스로 자기 죄를 인정할 수만 있었다면 그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 에필로그 中 -
 
 

<마무리>

죄의 유무와 벌의 경중을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 보는 계기가 됐다.
지금의 사회를 제정하고 만든 것은 소수의 인간이고 다수의 인간은 정해진 사회의 틀에 맞춰서 생활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사상과 가치관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옳다고 교육 받아온 상식과 도덕의 잣대 안에 세워진 것 아닐까? 이러한 틀을 깨고 재정립하는 소수의 선구자라면 현 시점의 법과 인식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는 라스콜니코프의 의견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당연시 하는 논리다. 영화와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불공평한 세상을 혁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는 기물파손, 방화, 살인도 포함되지만 이 행위는 악인을 벌하고 악습을 철폐하기 위한 것으로 표현되어 우리는 그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 어쩔 수 없다고 느끼고 그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현 시대의 바르고 옳은 선, 영화 속 정의는 단지 우리에게 주입된 정의의 개념일 뿐이다.
에필로그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독백한 바와 같이 그는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치를 느낀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형법을 어긴 것과 죄는 다른 차원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스콜니코프는 살인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죄가 없음에도 자수를 했다는 것, 계획에 없던 리자베타를 죽였다는 것에만 몰두하여 부끄러워하고 후회한다.
 
죄가 있어도 벌은 없을 수 있고 죄가 없어도 벌은 받을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벌이란 인간이 정한 형식상의 유형이 아닌 개인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주는 벌, 후회, 죄책감 등을 말한다. 죄를 짓고 벌을 받는 개인의 주체에 따라서 죄와 벌이 정해지는 것인데, 라스콜니코프의 경우 본인 스스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범죄를 인정했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이라는 그의 독백은, 인간실격에 나왔던 바와 같이 죄와 벌이 어쩌면 반의어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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