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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고전 & 현대 문학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줄거리 & 명대사, 후기 : 삶의 부조리함

by 책 읽는 꿀벌 2022. 1. 5.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알베르 카뮈에게 노벨상을 쥐여준 소설, 이방인을 읽어 봤습니다.
사람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회의 크고 작은 룰들에 적당히 맞춰가면서 살아갑니다.
성향에 따라 적당히 무시할 수도 있고 작은 것에도 전전긍긍할 수도 있죠.
이방인에서는 이런 현실에 고집적으로 부딪히는 인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작품은 2번째로 읽어봤는데 역시나 난해하다고 할까요. 책 자체는 짧은데 곱씹으면서 읽다보니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소개>


저서 : 이방인
저자 : 알베르 카뮈
발행일 : 1942년
페이지 : 184
등장인물 : 뫼르소, 살라마노, 마리 카르도나, 레몽 생테스, 마송 등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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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엄마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고 이틀의 휴가를 신청해 양로원에 도착한다. 그는 어머니의 관을 앞에두고 수위가 권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이후 밤샘 조문과 운구행렬을 더위 속에서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날, 바닷가에서 마리 카르도나를 만나 수영을 하고 희극 영화를 본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다시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친구 셀레스트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이 날 저녁, 같은 층 이웃인 살라마노 영감과 구박받는 그의 개를 맞닥뜨렸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인 레몽으로부터 저녁에 초대받아 친구가 된다. 레몽은 자신을 기만한 정부(연인)을 폭행했으나 벌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뫼르소에게 그녀를 속일만한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뫼르소는 '그를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해 그를 돕게 된다.

돌아온 토요일, 다시 마리와 만난 뫼르소는 그의 집에서 점심을 함께하려다가 레몽이 그의 정부를 폭행하는 소리를 듣는다. 경찰의 개입으로 일단락 된 후 뫼르소는 그의 증인이 되는 것을 수락한다. 뫼르소와 레몽은 개를 잃어버린 살라마노 영감을 발견한다. 살라마노는 화를 내다가 그의 방으로 들어갔는데 뫼르소는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며칠 후, 레몽이 뫼르소와 마리를 인근 해변에 있는 친구(마송)의 별장으로 초대한다. 일요일이 되자 셋은 해변으로 출발했고 해변에서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다. 그 아랍인들 중에는 레몽의 정부였던 여자의 오빠가 있었다. 싸움이 벌어져 레몽이 다치고 마무리 되는듯 했으나, 다시 나간 해변의 샘가에서 재회한다. 아랍인들이 먼저 사라졌고 레몽과 마송, 뫼르소도 별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레몽은 답답함을 느껴 혼자서 다시 샘가로 갔다가 레몽을 찔렀던 아랍인을 만난다. 뫼르소는 그가 꺼내는 칼에 반사된 햇빛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을 그에게 다섯 발 쏜다.

 

2부.

뫼르소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예심판사와 변호사를 만난다. 변호사는 엄마의 장례에 대해 말을 맞추자고 하지만, 거짓을 말할 순 없다며 거절한다. 이 후 예심판사를 다시 만나 첫 발과 두 번째 발포 사이에 텀이 있었다는 얘기를 한다. 예심판사는 십자고상을 보이며 하느님을 믿는지, 또 죄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지 다그쳤으나 뫼르소는 아니라고 답한다.

며칠 간 감옥의 독방에서 지내다 마리와 면회를 했고, 그 날부터 뫼르소는 감옥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몇 달간은 여자와 담배에 대한 욕구로 괴로웠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응했다. 잠을 자고, 추억하고, 신문 쪼가리의 기사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시간을 죽이는 일에 익숙해졌다.

뫼르소는 여름의 시작과 함께 법정에 서게 된다. 바로 뒤에 존속살해 건이 있기 때문에 며칠 걸리지 않을 거란 얘기를 듣고 첫 공판을 시작한다. 증인 심문이 시작된 후로 어머니의 장례에서 보인 무덤덤함과 그 이후의 태도(마리와 희극영화를 보고 애정 관계를 나눈것 등)에 중점을 두고 검사의 논고가 계속된다.

검사의 말을 통해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도 냉담하고, 방탕한 생활을 영위하며,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자와 어울리는 무자비한 사람이 됐다. 이에 재판장이 발언기회를 준다. 뫼르소는 아랍인을 죽일 의도가 없었고 그 행동을 일으킨 동기는 태양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결국 계획 살해범으로 사형을 선고 받는다.

사형수가 된 뫼르소는 교도관이 오는 새벽과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항소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그러던 중 부속사제가 감방에 찾아온다. 사제는 죄를 회개하고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라고 설교한다. 하지만 뫼르소는 자신에 대해 확신하고 있으며, 이 죽음이 삶의 모든 시간을 정당화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강요한 것들 중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 시간은 그것마저 평탄하게 만들었다고.

부속사제가 떠나자 뫼르소는 죽음에 인접해서야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됐음을 느꼈다. 그가 자신과 닮았고 형제라는 것을 깨닫자, 자신은 행복했었고 여전히 그렇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사형 집행일 날 많은 사람들이 증오를로 자신을 맞아주기를 바라며 막을 내린다.

<명대사 & 구절>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나는 단지, 이 책의 주인공이 그 손쉬운 일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선고 받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 알베르 카뮈 영문판 서문 中 -

이 밤샘 조문은 그들의 얼굴을 잿빛으로 만들었다. 떠날 때, 나는 놀랐는데, 그들은 모두 나와 악수를 했던 것이다. 마치 우리가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그 밤이 우리의 친밀감을 높여 놓은 것처럼. - 1부 Ⅰ 中 -

창문을 닫고 되돌아오는데 문득 거울에 비친 식탁 모서리가 눈에 들어왔다. 알코올램프와 빵조각이 흩어져 있는 식탁. 언제나처럼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1부 Ⅱ 中 -

저녁에 마리가 나를 보러 와서는 자기와 결혼할 마음이 있는지 물었다. 나는 그런다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나는 이미 한 번 말했듯이, 그건 아무 의미도 없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왜 나랑 결혼을 하죠?"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안한 사람은 그녀였고 나는 그러자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거라고. - 1부 Ⅴ 中 -

나는 졸졸 흐르던 그 샘물 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고, 태양과 수고로움과 여자들의 눈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그늘과 휴식을 되찾고 싶었다. 그러나 좀 더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레몽을 노렸던 그자가 다시 돌아와 있는 것을 보았다. - 1부 Ⅵ 中 -

갑작스레, 그는 내가 엄마를 사랑했느냐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모든 세상 사람들처럼요." - 2부 Ⅰ 中 -

아무튼 이건 엄마의 지론 중 하나였는데, 엄마는 종종 되뇌곤 했던 것이다. 누구나 결국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라고. - 2부 Ⅱ 中 -

전에 나는 감옥 안에서는 결국 시간관념을 잃게 된다는 글을 분명히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게 별로 의미가 없던 말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루하루가 얼마든지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는 그 점이. 아마도 살아 내기에도 길지만, 너무나 늘어나서 종국에는 쌓이고 넘치게 되는 것이 하루였다. 그들은 이름을 잃었다. 단지 어제 또는 오늘이라는 단어만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 2부 Ⅱ 中 -

"나는 이 사람이 범죄자의 심정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기에 기소합니다." - 2부 Ⅲ 中 -

나는 그가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크게 뉘우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그토록 악착같은 모습에는 놀랐다. 나는 정중하게, 거의 애정을 담아, 실제로 어떤 것을 후회하는 게 내게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에게 설명해 주고 싶었다. 내 마음은 항상 금명간 다가올 일에 붙들려 있었다. - 2부 Ⅳ 中 -

그러나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모든 것에 대해, 그가 확신하는 것 이상으로, 나의 삶과 다가올 죽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중략) 다른 사람들도, 또한, 어느 날 선고를 받을 것이다. 그 역시, 선고를 받을 것이다. 만약, 그가 살인범으로 고발되고 그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당한다 한들 뭐가 중요할까? - 2부 Ⅴ 中 -

죽음에 인접해서야, 엄마는 해방감을 느끼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됐다고 느꼈음에 틀림없었다. 누구도, 그 누구도 그녀의 죽음에 울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나도,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 마치 이 거대한 분노가 내게서 악을 제거하고, 희망을 비워 낸 것처럼, 신호와 별들로 가득한 그 밤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부드러운 무관심에 내 자신을 열었다. - 2부 Ⅴ 中 -

<마무리>


언뜻 보면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에도 무덤덤하고, 연인과의 사랑에도 관심이 없는 소시오패스적인 존재로 비춰질 수 있다.
물론 그가 사회가 요구하는 통속적인 공감과 표현을 못한 것은 맞다. 그의 살인에 감정적인 분노나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이방인을 계속 보게 되는 건, 불특정다수에 의해 규정되어진 상식 속에서 개인의 신념 또는 욕구를 고집할 때 어떤 부조리를 느끼게 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뫼르소는 거짓되게 그 상식에 자신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시대 배경 상, 프랑스 치하의 알제(북아프리카지역)에서 프랑스인의 아랍인 살해는 융통성만 있다면 실형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끝내 자신이 느낀 진실만을 말하다가 사형을 선고받는다.

살인이라는 죄의 무게에 대한 논쟁은 제쳐두더라도 뫼르소의 행동을 이해하는건 쉽지 않다. 1인칭 시점으로 뫼르소의 심리묘사가 세세하게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
이방인 뫼르소는 자신을 포함한 주위의 모든 것에 무심하다. 그는 어느 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불안정한 자아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인지 햇빛, 열기, 태양 등 세상을 상징하는 것들에 유독 힘들어하는 듯한 묘사가 나온다. 엄마의 장례식과 아랍인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복선처럼 나오는 위 단어들은 자아와 세계의 불화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로 인한 부조리함은 공판 과정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뫼르소는 그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변명이나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카뮈가 말하고자 했던 건, 암묵적고 수많은 룰로 가득한 세계에서 개인이 느끼는 부조리함 앞에서도 진실을 놓지 않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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