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일전에 팬텀을 상영관에서 보고 규릭을 실제로 못 봤다는 것에 대해 엄청 후회했었죠ㅠㅠ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은 참지 않고 티켓팅 성공하자마자 바로 갔습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창작뮤지컬로 4연을 맞았다고 합니다.
블루스퀘어홀에서 진행됐고 OP석은 없어요.
먼저 갔다 온 친구가 오페라 글라스를 꼭 빌리라고 해서 싼걸로 대여해서 들어갔습니다.
사연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1.11.24 ~ 2022.02.20
180분 (인터미션 20분)
이렇게 MD샵과 포토존이 지하 2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하 1층에도 MD샵 있습니다.)
2차 프로그램북을 샀는데 1차보다 5천원 비싸더라구요. 구성이 다른거겠죠?
캐스트 (1인 2역)
빅터 프랑켄슈타인 & 자크 - 규현
앙리 뒤프레 & 괴물 - 카이
줄리아 & 까뜨린느 - 이봄소리
엘렌 & 에바 - 서지영
룽게 & 이고르 - 김대종
슈테판 & 페르난도 - 이희정
줄거리
1막
실험실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깨우며 막이 시작된다. 밖에서 들리는 엘렌과 룽게의 소리에 빅터가 밖으로 나간 사이, 천둥이 치고 실험대 위의 괴물이 일어난다.
1815년, 나폴레옹 전쟁으로 황폐해진 유럽에서 앙리 뒤프레는 신체접합술의 귀재로, 군의관으로 참석해있다. 적군을 치료해준 것을 들긴 앙리는 명령불복종으로 처형을 선고 받는다.
그 때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나타나 앙리를 자신의 무기연구소로 데려간다. 연구의 목적은 죽지 않는 군인을 만들어 내는 것. 생명의 창조는 신의 영역이라 생각해 불편해 하던 앙리도 빅터의 신념에 감명 받아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종전으로 연구실은 폐쇄되고 빅터와 앙리는 빅터의 고향인 제네바에 도착한다.
제네바에 있는 빅터의 숙부 슈테판 시장의 집에서는 종전파티가 열리고, 사람들은 빅터에 대한 불길한 소문을 수근댄다. 빅터의 사촌이자 약혼자인 줄리아는 오랜만에 만났지만 무심한 빅터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를 사랑한다.
빅터와 앙리는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연구실을 옮겨 실험을 계속한다. 앙리는 사람들이 빅터를 꺼린다는 걸 알게 된다. 빅터의 누나인 엘렌은 앙리에게 빅터의 과거에 대해 얘기해준다.
과거, 흑사병이 돌고 빅터의 어머니도 병에 걸린다. 의사였던 빅터의 아버지는 중세 민간요법(까마귀탈)까지 사용하지만 결국 어머니는 사망한다. 장례가 끝나고 밤이 되자 빅터는 어머니 시체를 다시 성으로 가져온다. 하지만 시신이 집으로 돌아온 것이 마녀의 짓으로 몰려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 성에 불을 지르고 빅터의 아버지는 빅터를 구한 뒤 사망한다. 이후 빅터와 엘렌은 숙부인 슈테판 시장의 성에서 지내다가 빅터는 유학이 보내진다.
다시 현재, 신선한 사체의 머리를 구하지 못해 연구가 부진해지자 빅터는 절망에 빠져 술을 마신다. 술집에 찾아온 앙리는 빅터를 위로하고 이 때 룽게가 방법을 찾아온다. 장의사에게 보수를 약속하고 사체를 구하기로 한 것인데, 돈에 눈이 먼 장의사가 빅터를 동경하던(파티장면에서 등장) 청년 월터를 살인한 것. 분노에 찬 빅터는 돌로 장의사를 살해하는데 앙리가 빅터를 기절시킨 후 그 죄를 뒤집어쓴다. 빅터는 침묵하는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다가 자백을 하지만 기각된다. 결국 앙리는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빅터는 앙리를 부활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그의 머리를 훔쳐 마지막 실험을 하고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프롤로그 장면) 피조물은 눈을 떴지만 자신을 공격하려한 룽게의 목을 물어뜯어 죽인다. 빅터는 좌절하며 괴물을 죽이려 하지만 괴물이 도망치며 실패로 돌아간다.
2막
1819년, 빅터는 슈테판 숙부를 설득하고 줄리아와 결혼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첫날 밤 천둥이 치자, 빅터는 괴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한다. 그리고 슈테판의 실종 소식이 들려온다. 슈테판을 찾기 위해 숲에 들어왔다가 사람들과 떨어진 빅터는 괴물을 만난다. 괴물은 자신이 3년간 어떻게 지냈는지 말하기 시작한다.
빅터로부터 도망친 괴물은 배고픔에 격투장의 개를 잡아먹고, 격투장 사람들에게 쫓긴다. 그러다 격투장에서 도망친 하녀 까뜨린느를 곰에서부터 구해주는데 그 모습을 본 격투장의 주인 에바는 그를 데려간다. 하지만 격투장에서 상대를 죽이지 않아 격투장 주인 부부인 자크와 에바에게 학대를 받는다.
까뜨린느만이 괴물을 몰래 치료해주고 평화로운 북극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자크와 에바에게 들키게 되고 괴물은 독방에 갇힌다.
그때 격투장의 채권자인 페르난도는 까뜨린느에게 자유를 주겠다며, 자신의 격투가가 이길 수 있도록 괴물에게 약을 먹일 것을 종용한다. 까뜨린느는 유혹에 넘어가서 약을 먹였지만 격투시합에서 들통나고만다. 자크와 에바는 페르난도를 죽이고 까뜨린느를 끌고 가버린다. 혼자가 된 괴물은 인간을 증오하고 창조주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얘기를 마친 괴물은 다시 빅터 앞에서 사라지고, 빅터는 사람들에게 슈테판의 죽음과 살인자로 지목된 엘렌에 대해 듣게 된다. 엘렌은 교수형을 당하게 되고 빅터는 과거에 사로잡혀 오열한다. 그리고 앙리 때와 마찬가지로 살릴 수 있다는 집념으로 시체를 가지고 실험실로 돌아가는데, 이미 실험실은 괴물에 의해 파괴된 상태였다. 차라리 자신을 죽이라는 빅터를 비웃으며 괴물은 다시 사라진다.
괴물이 예고한 날, 빅터는 사람들과 무장하고 기다리는데 집 안에서 줄리아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자리를 비운 사이 괴물이 아가씨를 죽이고 도망쳤다는 호위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간다. 모자를 벗은 괴물(호위)는 왜 자신이 아닌 줄리아를 죽였냐는 빅터에게 자신의 행선지인 북극을 알려주고 떠난다.
괴물은 호숫가에서 길 잃은 어린아이(아역 빅터)를 만나서 아이를 달래주며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한다. 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자신을 닮은 생명을 만든 인간의 이야기. 아이가 그 생명체가 아저씨냐고 묻자 맞다고 답한다. 그리고 너 역시 커서 인간행색을 하겠지라고 말하며 아이를 호수로 밀어버린 후, 그러지 말라고 속삭이며 운다.
빅터는 북극에 도착해 다시 괴물을 만난다. 빅터는 다리를 찔리고 빅터를 총으로 쏘는데 성공한다. 괴물은 빅터에게 너가 이곳에 혼자 남는게 자신의 복수라고 말한 후 죽는다. 모든 것을 잃은 빅터가 오열하며 막이 내린다.
후기
한국 창작뮤지컬은 처음 봤는데 정말 너무 좋았다. 번역이 없어서 그런지 넘버도 더 매끄럽게 들리고 스토리 구성이 뭔가 익숙한 정서였다고나 할까? 게다가 생각보다 규현님과 카이님 케미가 폭발해서 빨려들어갈듯이 몰입했다. 뮤지컬 중에 빛과 영상, 폭발을 이용한 장치가 유독 많았던 작품이었고 실제로 총탄이 발사되면 레이저 타는 냄새가 난다.
그리고 왜 배우들이 갈려나간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감정 변화가 극과 극을 달리고 울고 소리지르는 격한 대사가 많을 뿐 아니라, 넘버 자체도 어렵다. 게다가 넘버하면서 직접 무대소품과 장치를 이용해서 연기하는 넘버도 많다. 관객 입장에서는 무대가 풍부해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배우님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관한 팁 - 전체적으로 프랑켄슈타인 성문을 기준으로 무대의 앞과 뒤를 나누는 구조, 실험실이나 다리 등 위로 올라가는 구성이많아서 앞 좌석에 앉아도 세세한 표정까지는 잘 안 보인다. 빅터와 자크를 주로 보고 싶다면 왼블에 앉는 걸 추천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생명과학에 대한 그림이 크게 상영되며 서곡이 시작된다. 1막의 처음과 끝 넘버가 반복되는 구조였는데 실험실을 배경으로 괴물이 깨어나는 씬이었다. 괴물의 연기가 진짜... 배우님들 몸 괜찮으신지 걱정될 정도로 격했다. 이후 전쟁의 시대를 나타내는 총탄과 불빛을 이용한 앙상블이 진행되는데 여기서부터 놀랐다. 시작 전에 특수효과에 대해 안내방송이 나온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다.
빅터와 앙리의 첫 만남과 실험실로 이어지는 씬은 제복이 나와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컷이다. 앙리를 설득하는 넘버 '단 하나의 미래'에서는 앙상블의 군무와 빅터, 앙리의 듀엣이 매력적이었다.
빅터의 과거를 알게 해주는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넘버에서는 빅터의 아버지가 까마귀 탈을 쓰고 나오는데, 흑사병에 대한 중세의 치료법이었다는걸 모르면 조금 생뚱맞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넘버를 통해 빅터의 서사를 알게 되면서 생명에 집착하는 빅터의 마음이 이해되고 안쓰러웠다. 죽은 엄마를 끌어 안고 돌아오면서, 자신을 구하고 아빠가 죽은 이후 어린 나이에 숙부의 집에 얹혀 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도 안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 서툴고 과거의 잔재에 집착하는 빅터는 미성숙한 아이같았다.
프랑켄슈타인에서 몇 안 되는 신나는 넘버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빅터와 앙리의 티키타카랑 춤, 그리고 규빅의 술 취한 연기가 너무 너무 귀여운 넘버다. (사심을 조금 담아서 이 넘버는 규빅과 카앙 박제해야된다ㅠㅠ) 신나는 멜로디에 위로가 되는 가사가 더해져서 이때까지는 따뜻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뮤지컬을 즐겼다...
그런데 바로 다음 넘버부터 다시 새드엔딩으로 달려간다. 빅터의 죄를 뒤집어 쓴 앙리에 대한 재판인 '살인자'부터 1막의 엔딩까지 빅터와 앙리의 연기, 앙상블의 넘버가 돋보인다. 특히 메인넘버인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정말 저음의 끝부터 고음의 끝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여기에 실험실 기계장치의 연기와 빛, 총탄,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져서 웅장함을 더했다. 그리고 슬픔과 집착, 광기가 뒤섞인 창조의 순간과 생명창조에 성공했다는 기쁨, 그리고 또 다시 비극이 시작됐다는 절망을 반복하는 빅터의 감정선에 몰입하며 1막의 클라이막스를 찍었다. (인터미션 방송 듣는 순간 맥이 탁 풀리고 나도 모르게 심호흡 했다)
2막 시작은 몇년 후 줄리아와 빅터의 결혼식! 둘이 듀엣 너무 달달하다. 무릎꿇고 프러포즈하면서 웃는데 진짜 행복해 보였다ㅠㅠ 첫날밤 천둥번개 치니까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빅터... 상처받은 어린 아이같은 모습과 줄리아가 위로해 주는 모습이 따수웠는데 역시나 비극이 시작된다.
빅터를 찾아온 괴물이 3년 동안 도망다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여기서 1인 2역을 맡은 배우분들이 나와서 색다르게 느껴졌다. 두 캐릭터를 매우 상반되게 설정해서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하고자 한 연출의 의도가 아주 잘 들어간 느낌이었다.
에바(엘렌)이 앙상블과 함께 한 '남자의 세계'는 빠른 템포와 군무가 신나는 넘버인데, 발성이 엘렌과 너무 달라서 못 알아볼 뻔했다.
자크(빅터)는 촐싹거리고 가벼우면서도 불량한 캐릭터였다. '넌 괴물이야'에서 괴물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장난치듯이 고문하는 모습이 빅터와는 정말 딴판이다. 하지만 가발과 분장, 웃음 포인트를 주는 대사들이 더해져서 우울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환기된다. (사실 덕후의 마음으로 보면 너무 귀여울뿐이었던 자크, 지팡이 들고 폴짝거리면서 에바한테 잡혀사는게 킬포..!)
까뜨린느와 괴물의 희망이 엿보이는 넘버인 '그곳에는' 이후에 '산다는거' 넘버가 이어지며 까뜨린느의 악에 받친 연기가 더욱 뚜렷하게 와 닿았다. 까뜨린느의 배신으로 인간에 대한 배신감과 좌절만 남은 괴물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을 창조한 빅터에게 복수심을 갖게된다. '난 괴물'에서 누군가 안아주는 꿈을 꾸었다는 가사가 나오는데 처음 창조됐을 때 빅터가 앙리를 외치며 안아준게 무의식중에 남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슈테판을 죽이고 그 범인이 엘렌인것처럼 꾸며 엘렌이 교수형을 당하자 빅터는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엘렌의 시체를 안고 고장난 실험실을 보며 절망하는 빅터와 그걸 바라보는 괴물의 모습에서 어디서부터 시작된건지 알 수 없는 우울함이 보였다. 그리고 결국 줄리아마저 괴물에게 죽임을 당한다.
북극에서 다시 만난 빅터와 괴물. 기울어진 무대바닥과 하얗고 푸른 조명, 오로라 배경 등이 눈 덮인 북극을 잘 표현했다. (여기서 빅터와 괴물이 치고박고 싸우면서 비탈에서 엄청 구르는데 또 한 번 배우님들이 걱정됐다...ㅠㅠ) 괴물은 부상당한 빅터에게 직접 총을 주고 마침내 빅터는 괴물을 죽이게 된다. 빅터는 죽은 괴물을 안은 채 앙리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한다. 내가 살릴 수 있다고 시체 끌고 가다가 다시 미끄러지는데 그 미련과 집착이 너무 슬펐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을 부르는 빅터는 괴물의 죽음으로 정말 삶을 붙잡아 주는 것이 아무것도 안 남은 느낌이었다.
넘버 소개
1막
Overture
워터루
단 하나의 미래
너의 꿈 속에서
평화의 시대
혼잣말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한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살인자
나는 왜
살인자 Reprise
너의 꿈 속에서 Reprise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또 다시
2막
평화의 시대 Reprise
그대 없이는
행방불명
도망자
남자의 세계
넌 괴물이야
그곳에는
협박
산다는거
남자의 세계 Reprise
난 괴물
살인자 Reprise
그날에 내가
상처
절망
오늘밤엔
줄리아의 죽음
후회
나는 프랑켄슈타인
'RE : VIEW > 뮤지컬 & 연극 &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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