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오랜만에 뮤지컬 보고 와서 너무 기분 좋은 상태로 포스팅 시작합니다!
육연 - 신한카드 블루스퀘어홀
2022.05.10 ~ 2022.08.07
160분 (인터미션 20분)
사실 아이다는 2020년도의 오연을 피날레로 더 이상 레플리카 공연은 열리지 않을 예정이었습니다. 원저작권자인 디즈니 측에서 새로운 공연을 계획 중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해당 계획이 무기한 연기 되어 육연이 올라오게 됐습니다.
하데스에서 김수하와 최재림을 인상깊게 봐서 그렇게 잡고 싶었는데, 전체적인 자리를 고려해서 김수하와 김우형으로 잡았습니다.
캐스트
아이다 - 김수하
라다메스 - 김우형
암네리스 - 아이비
조세르 - 박성환
메렙 - 유승엽
파라오 - 김선동
아모나스로 - 오세준
줄거리
1막
현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이집트 관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마주친다. 그들을 지켜보던 고대 이집트 파라오 암네리스의 미라가 긴 잠에서 깨어나, 이집트와 그 이웃나라였던 누비아 사이의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집트 사령관인 라다메스는 나일강에서 고향으로 향하던 항해를 준비하던 중 그의 군인들이 포획한 누비아 여인들을 보게 된다. 라다메스는 그들 중 용기 있고 매력적이던 아이다에게 관심이 생기고, 아이다는 이집트인들이 누비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고 하더라도 영혼만큼은 가져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라다메스는 이집트로 돌아와 그의 누비아인 노예 메렙과 함께 아이다를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에게 선물로 보낸다. 라다메스는 그의 아버지이자 이집트의 재상인 조세르에게 귀환을 알리는데 그의 아버지는 암네리스와 라다메스의 약혼을 라다메스에게 환기시킨다. 조세르는 파라오를 조금씩 독에 중독시키며 라다메스가 이집트를 지배하게 하기 위한 음모를 실행하고 있었다.
메렙은 아이다가 공주의 선물로 보내지기 전에 그녀가 누비아의 공주라는 것을 알아챈다. 그러나 아이다는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꾸미기를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암네리스는 아이다가 아름다운 옷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매우 기뻐하며 패션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드러낸다.
그날 저녁, 파라오는 라다메스와 암네리스가 7일 안에 결혼할 것이라는 것을 밝힌다. 라다메스는 자유롭게 세상을 탐험하는 삶이 끝나는 것을 알게 되어 분노하고, 그 모습을 아이다가 목격하게 된다.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이집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을 공유하게 되고 함께 떠나자고 말하며 서로 이끌린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상대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이상하게 느낀다. 결국 라다메스와 아이다는 서로 날이 선 말을 하며 돌아선다. 암네리스는 파라오의 질병에 대해 걱정하며 공주가 짊어져야 할 의무에 대해 버거워한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다는 암네리스를 이해하고 위로해준다.
아이다는 메렙을 통해 누비아인 노예들이 있는 캠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에게 구원을 바라는 누비아인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그들의 기대와 의무에 부담스러워하지만 누비아의 백성들을 저버리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싸울 것을 약속한다. 다음 날, 아이다는 라다메스에게 누비아 인들을 도와달라고 간청하고, 라다메스는 누비아인들에게 자신의 물건들을 나누어 준다.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사랑에 빠진 것을 모르는 암네리스는 라다메스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고민을 아이다에게 토로한다. 라다메스가 그의 소유로 있던 누비아 노예들을 전부 풀어주자 암네리스는 그것을 라다메스가 자신과의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아이다는 라다메스의 행동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았고, 라다메스가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자 아이다도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라다메스에게 안긴다. 하지만 곧 라다메스의 병사가 누비아의 왕 아모나스로가 잡혔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에 아이다는 아버지가 잡혔다는 사실에 비통해하지만 라다메스는 아이다가 누비아의 공주임을 알지 못해 아이다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다는 누비아를 그리워하며 누비아는 영원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2막
암네리스, 라다메스, 아이다는 서로의 감정이 얽힌 채 고민에 빠진다. 아이다와 메렙은 아모나스로가 갇혀있는 감옥에 몰래 잠입해 재회한다. 메렙은 라다메스와 암네리스의 결혼식 밤에 아모나스로를 탈출시킬 계획을 말해준다. 아이다는 아버지와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배신해야 하는 상황에 고통스러워한다.
조세르는 아들 라다메스가 아이다에게 빠진 것을 알게 되고 행동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그러자 라다메스는 조세르에게 자신은 이집트 옥좌를 원하지 않으며 누비아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국 조세르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 것은 모두 아이다의 탓이라 생각하고 아이다를 찾아 죽이라고 명령한다.
누비아인들의 캠프에서 아이다는 라다메스가 보낸 편지를 받게 된다. 라다메스는 편지를 통해 아모나스로가 잡힌 소식을 들었을 때 아이다에게 보였던 행동에 대해 사과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그때 조세르가 보낸 이집트 군인들이 아이다를 찾아 오고, 누비아인 노예 네헤브카가 자신이 아이다라고 주장하며 대신 죽게 된다. 아이다는 라다메스와 영원한 이별을 하기 전에 라다메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다며 메렙의 만류를 무릅쓰고 라다메스에게 향한다.
아이다는 라다메스와 재회하고, 라다메스는 아이다에게 결혼을 취소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다는 그가 암네리스와 결혼 하는 것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길이기에 결혼을 하라고 말한다.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그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이때 암네리스가 우연히 두 연인 사이의 대화를 듣게 되고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게 된다. 암네리스는 믿었던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결혼이 허울에 불과했던 것임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다.
암네리스와 라다메스의 결혼식이 열리고, 아모나스로가 탈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다. 항구로 뒤쫓아간 라다메스는 나일강에서 탈출하고 있는 아이다를 만나고 그녀가 누비아의 공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다메스는 아이다가 신분을 숨긴 것에 모두 거짓이었다며 분노하지만 아이다는 자신의 사랑만큼은 진실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뒤쫓아온 조세르는 아이다와 아모나스로를 죽이려고 하고, 메렙이 대신 희생한다. 라다메스는 부두에 묶여있는 밧줄을 잘라 아모나스로의 탈출을 돕고 아이다는 라다메스와 함께 남기를 택한다. 부상을 입은 메렙은 눈을 감고, 라다메스는 조세르의 야망을 이집트 군대에 알린 후 아이다와 함께 체포된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파라오는 조세르를 체포하고 반역자 라다메스와 아이다를 처형하려 한다. 암네리스는 자신을 차기 파라오라고 이야기하며 그녀가 베풀 수 있는 자비로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함께 매장되어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다시 첫 장면의 박물관으로 무대가 돌아온다. 암네리스는 자신이 파라오가 되었고 두 연인의 죽음이 이집트와 누비아의 평화를 가져왔음을 말해준다. 박물관에 오래전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함께 산 채로 묻혔던 석관이 전시되어 있고, 그 앞에서 아이다와 라다메스와 같은 외모를 가진 여자와 남자가 우연히 마주쳐 서로에게 이끌림을 느낀다. 이 모습을 보며 암네리스는 다시 긴 잠에 빠진다.
후기
아이다의 비중이 높은 극이어서 캐스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고민을 거듭하다 김수하 배우님으로 결정하고 갔는데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시작은 차분하고 웅장한 암네리스 솔로 넘버이다. 아이비 배우님은 화려한 넘버만 봐서 어떨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해당 넘버가 끝나고 과거로 무대가 전환되며 라다메스와 이집트 군인들이 나타난다. 돛을 이용한 앙상블 군무가 인상적이었던 Fortune Favors the Brave 넘버 뒤로 아이다와 라다메르의 인상적인 첫 만남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너무 흔한 클리셰가 아닌가 했던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너가 처음이야', '적국의 공주님과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이었지만 원래 흔한게 맛있는 법이다.)
Another Pyramid 넘버는 앙상블 군무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쾌감이 있었다. 중간 중간 핀조명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트렌디한 느낌을 받았다. 조세르 역이 빌런이라기엔 좀 약하게 느껴졌지만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넘버에서 쪼는 맛이 느껴졌다.
와이어와 다양한 분장, 소품이 돋보였던 My Strongest Suit 넘버! 초반에 수영장을 수직으로 보여주고 뒤편에서 와이어로 수영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내용은 나의 내면이 아닌 보여주고자 하는 외면만을 봐달라는 말과 드레스가 곧 나 자신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주라는 신분으로 평생을 살아온 암네리스의 넘버는 밝고 경쾌했지만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장된 드레스와 악세서리가 단단한 성벽처럼 느껴졌다고나 할까.
같은 공주이지만 노예로 잡혀온 아이다의 Dance of the Robe에서는 앙상블이 누비아인들의 절박함과 경외심을 소름끼치게 잘 표현했다. 온 몸을 던진 군무와 합창, 아이다를 향한 절규에서 노예로 사는 이들의 비통함이 절절히 느껴졌다. 무대 왼쪽 코너에 몰린 아이다가 자신을 향해 절 하는 누비아인들을 보고 이내 결심한 듯 그들의 중앙에 서서 누더기 예복을 걸칠 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역사 속에는 짓밟힌 이들의 기록이 없지만 그들은 항상 치열하게 살아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잘 느껴졌다.
이집트의 사령관과 누비아의 공주라는 인생과 삶을 벗어던지고 그저 사랑만을 원한다는 Elaborate Lives. 라다메스가 감정을 억누른 채 아이다에게 다가가 결국 무릎 꿇고 애원하면서 감정선이 폭발한다. 서로의 몸을 더듬으면서 화음을 쌓는데 나도 모르게 숨죽이고 보게 된다. 손짓이랑 숨소리, 키스까지... 누군지 정말 잘 짰다...
2막 시작 넘버는 아이다, 라다메스, 암네리스의 솔로가 합쳐지는 넘버였는데 가사 듣기가 조금 힘들었다. 이후로는 아이다의 솔로 넘버와 앙상블을 빼면 리프라이즈 넘버가 많아서 스토리 위주로 보기 편했다. 마지막에 Elaborate Lives (Reprise) & Enchantment Passing Through (Reprise) 넘버가 이어지는데 어두운 무대 위에서 끝까지 서로를 보며 사랑을 노래하는게 전통적인 러브스토리다웠다. 해당 넘버에서는 둘이 함께 관에 들어간 후 서서히 빛이 사라지는 연출이 새로웠다. 검은 천이 사방에서 중앙으로 모이며 암전되는 느낌이었달까.
넘버소개
1막
Every Story Is a Love Story - 암네리스
Fortune Favors the Brave - 라다메스, 이집트 군인들
The Past Is Another Land - 아이다
Another Pyramid - 조세르, 대신들
How I Know You - 메렙, 아이다
My Strongest Suit - 암네리스, 시녀들
Enchantment Passing Through - 라다메스, 아이다
My Strongest Suit (Reprise) - 암네리스, 아이다
Dance of the Robe - 아이다, 네헤브카, 누비아인 노예들
Not Me - 라다메스, 아이다, 암네리스, 메렙
Elaborate Lives - 라다메스, 아이다
The Gods Love Nubia - 아이다, 네헤브카, 누비아인 노예들
2막
A Step Too Far - 아이다, 라다메스, 암네리스
Easy as Life - 아이다
Like Father, like Son - 조세르, 라다메스, 대신들
Radames' Letter - 라다메스
How I Know You (Reprise) - 메렙
Written in the Stars - 아이다, 라다메스
I Know the Truth - 암네리스
Halfway to Heaven - 아이다, 네헤브카, 메렙, 암네리스, 누비아인 노예들
Elaborate Lives (Reprise) - 아이다, 라다메스
Enchantment Passing Through (Reprise) - 라다메스, 아이다
Every Story Is a Love Story (Reprise) - 암네리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