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완작인 인간실격은, 상실의 시대에 방황하는 청춘의 고뇌를 잘 담아낸 작품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자리를 찾지 못 하고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갑자기 모든 것이 이질적이고 그 누구도, 가족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적 있나요?
그렇다면 평생을 인간을 이해하고자 했으나 인간이 될 수 없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여러분에게 큰 공감을 줄 수 있을겁니다.
<책소개>
저서 : 인간실격
저자 : 다자이 오사무
발행일 : 1948년
페이지 : 190
등장인물 : 나, 오바 요조, 호리키 마사오, 쓰네코, 시부타(넙치), 시즈코, 시게코, 마담, 요시코
<줄거리>
서문
"나는 그 사내의 사진 세 장을 본 적이 있다"
오바 요조의 유년시절, 학생시절, 성인의 모습을 담은 기괴한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제 1의 수기
수기의 화자인 오바 요조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다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광대처럼 우스갯짓을 하며 밝고 명랑한 척 연기한다. 사람들과 다르다는 혼란과 두려움은 항상 그에게 가면을 쓰게했다. 인간을 향한 불신으로 하인과 하녀들에게 성희롱과 겁탈을 당해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제 2의 수기
중학교 시절, 요조는 자신의 본모습을 눈치챈 다케이치로 인해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다케이치와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며 화가의 꿈을 꾼다. 그 후, 도쿄의 구제고등학교에 가게 되는데 단체 생활과 평범한 고등학생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화실에서 미술학도 호리키를 만나 술과 담배와 매춘부, 그리고 공산주의운동에 빠져든다. 이들은 전부 그에게 추악하고 두려운 인간의 굴레에서 잠시나마 도피하는 수단이었다.
아버지의 의원 임기가 끝나고 도쿄의 별장을 팔면서 오바 요조는 하숙집으로 들어간다. 본가로부터 용돈을 받았지만 하숙집에서 혼자 생활해갈 능력이 없었다. 결국 돈 문제와 바빠지는 운동 임무로 지쳐가던 중 쓰네코를 만난다. 쓰네코와 하룻밤을 보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반 자살을 감행한다. 하지만 요조 혼자만 살아남아 자살 방조죄로 심문을 받았다. 기소유예가 되어 아버지와 거래 관계인 시부타(넙치)를 보증인으로 석방되지만, 그의 혼란은 계속된다.
제 3의 수기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그는 잠시 넙치의 집에 체류하게 되지만, 그가 장래에 어떻게 할거냐고 따지면서 갈등 끝에 결국 가출한다. 이를 계기로 시즈코와 시게코 모녀의 집에 얹혀산다. 이때 마담을 만나게 되고 시즈코의 집을 나와 마담의 바에서 지낸다. 호리키를 통해 '세상이란 개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나서 세상에 대한 경계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만화를 연재하며 계속 술을 마신다. 그러다 술을 관두라는 순진무구한 여성, 요시코를 알게 되고 그녀와 결혼하여 한동안이나마 행복을 얻게 되었다.
그러다 호리키와 반댓말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죄와 벌'에 대해 생각한다. 그때 요시코는 단골로 드나들던 상인에게 덮쳐진다. 그 장면을 목격한 오바 요조는 인간 불신과 공포에 사로잡혀 다시 술에 빠진다. 그리고 그는 요시코가 비밀리에 준비해뒀던 수면제를 먹고 또다시 자살미수를 일으킨다.
살아나긴 했지만 그 후 몸이 쇠약해진 데다 술을 끊지 못하여 각혈을 하게 된다. 약국에서 술을 끊기 힘들 때 쓰라고 모르핀을 처방받았으나, 몇 번이나 남용하다가 모르핀 중독에 걸린다. 약국에서 모르핀을 사며 감당할 수 없는 외상빚을 지게 되고, 결국 약국의 부인과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자신의 죄를 견디지 못한 그는 친가에 상황을 설명하고 돈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가족의 연락을 받은 듯한 넙치가 호리키를 데리고 찾아와 병원에 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 제안에 이끌려 요조가 입원한 곳은 결핵 요양소가 아닌 정신병원이었다. 남들이 자신을 미치광이로 보는 것을 깨달은 요조는 자신은 인간 실격이라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수 개월의 입원 생활 후 고향에 거두어진 요조는 폐인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었고, 불행도 행복도 없이 노파에게 희롱당하며 시간이 지나간다. 이는 지금까지 아비규환에서 살아왔던 이른 바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하나의 진리라 여겨졌다. 실제 나이 27세인 그였지만, 머리도 하얗게 새어버린 바람에 40세 이상으로 보인다는 말로 오바 요조의 수기는 끝을 맺는다.
후기
나는 마담과 만나 소설의 소재로 제공 받은 오바의 수기와 사진을 보고, 그 기괴함에 열중한다. 이후 마담에게 요조의 안부를 묻자 알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마담은 요조를 '하느님 같은 착한 아이'라고 말하며 끝난다.
<명대사>
- 첫번째 수기 -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알 수 없게 되어, 저만 혼자 완전히 다른 듯한 불안과 공포에 휩싸일 뿐입니다. 저는 주변 사람과 거의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우스갯짓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있어 인간을 향한 최후의 구애였습니다.
서로 속이며, 게다가 모두 다 이상하리만큼 아무런 상처도 받지 않고, 서로 속인다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한, 실로 훌륭한, 그야말로 맑고 밝으며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한 듯이 여겨집니다.
- 두번째 수기-
세상 속 인간의 '실생활'이라는 것을 무서워하며 매일 밤 잠들 수 없는 지옥에서 신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감옥이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세번째 수기 -
사람들이 좋아해 줄 법한 일은 알고 있어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결여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기야 저는 세상 사람들 역시 정말로 '사랑'할 능력이 있는지 몹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용서하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자네가 용서하지 않는 거겠지.'
'그런 짓을 하면 세상으로부터 심한 꼴을 당하게 될 거야.'
'세상이 아니야. 자네잖아.'
이후 저는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하는, 사상 같은 것을 품게 되었습니다.
세상. 가까스로 저도 어렴풋하게나마 그것을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과 개인의 다툼에서, 게다가 그 순간의 다툼에서, 게다가 그 자리에서 이기면 좋은 것이다. 인간은 결코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노예조차도 노예다운 비굴한 보복을 하는 것이다. (중략) 저는 세상에 대해 점점 경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상이란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공포는 소위 '과학의 미신'에 겁먹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무구한 신뢰심은 죄입니까.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름다운 성품조차 의심을 품게 된 저는 이제는 뭐가 뭔지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 그저 향하는 곳은 알코올뿐이었습니다.
불행. 이 세상에는 다양하게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 불행한 사람들뿐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그 사람들의 불행은 이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항의할 수 있고, 또한 '세상'도 그 사람들의 항의를 쉽게 이해하고 동정합니다. 하지만 저의 불행은 모두 저의 죄악에서 비롯한 것이기에, 누구에게도 항의할 방법이 없고, 또한 주저하며 한마디라도 항의 같은 말을 하면 어이가 없어 놀랄 것이 틀림 없습니다.
"아니, 이제 필요 없어."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남이 권하는 것을 거부하기는, 제가 살아 온 인생에 있어, 그때 단 한 번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저의 불행은 거부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권하는 데 거부하면, 상대방의 마음에도 저의 마음에도, 영원히 고칠 수 없는 금이 갈 것 같은 두려움에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여기를 나가도 저는 역시 미치광이, 아니, 폐인이라는 각인이 이마에 새겨져 있겠지요.
인간실격. 이제 저는 완벽하게 인간이 아닙니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세계에 있어, 단 하나의 진리로 여겨지는 것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마무리>
다른 독자들은 모르겠으나 나는 오바 요조에게 굉장히 깊게 몰입해서 수기를 읽었다.
사람, 모두에게 각자의 생각이 있지만 그 누구도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 하기에 무서운 존재다. 그리고 우리 모두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적당히 나를 숨기고 거짓말과 진실을 섞어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걸 잘 못하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못한다'라거나 '예민하다' 등의 얘기를 듣는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나는 사람을 대하면서 기시감을 느낄 때마다 오바 요조를 생각한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 했던 그가 보기에 인간들이 가득한 세상은 얼마나 모순과 공포로 가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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