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13년만에 한국 배우님들이 올리는 오페라의 유령!
'한 번은 봐야된다'라는 생각만 하다가 운 좋게 2층 중앙석을 잡아서 보고 왔습니다.
샤롯데는 2층 시야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오페라의 유령은 무조건 2층이라는 후기를 들어서 망설임 없이 바로 갔습니다. 2층 5열 이었는데 완전 만족했어요.
삼연 - 샤롯데씨어터
2023.03.30 ~ 2023.06.18 (부산 드림씨어터)
2023.07.21 ~ 2023.11.17 (서울 샤롯데씨어터)
150분 (인터미션 20분)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샤롯데는 너무 좁은 것 같아요. 들어가기 전까지 대기할 공간도 별로 없고 사람들이랑 계속 낑겨 있어야 돼서 기 빨리는 느낌...
메인 포토존은 역시 줄이 어마무시하게 길었지만, 나머지는 나름 찍을만 했어요.
구석구석 알차게 꾸며놓은 곳이 많으니 일찍 가서 하나씩 찍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입구의 벨리곰 팬텀이 너무 귀여웠어요!
캐스트
팬텀 - 조승우, 최재림, 전동석, 김주택
크리스틴 다에 - 손지수, 송은혜
라울 드 샤그니 - 송원근, 황건하
리차드 피르맹 - 이상준
질레스 앙드레 - 윤영석, 지원선
카를로타 - 이지영, 한보라
마담 지리 - 김아선
줄거리
1막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기념품 경매장에서 노인이 된 라울이 뮤직 박스 경매에 입찰한다. 그와 함께 거대한 샹들리에의 잔해가 드러난다. 샹들리에가 오페라 하우스의 돔에 매달리며 화려하게 빛나던 과거가 회상된다.
리차드 피르맹과 질레스 앙드레가 오페라 하우스의 새로운 극장주로 오게 되고 그들은 팬텀의 존재를 무시하려 한다. 하지만 디바 카를로타는 팬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대에 서지 않겠다 말한다. 결국 크리스틴 다에가 프리마돈나를 맡아 화려하게 데뷔하게 된다. 라울 자작은 크리스틴의 무대를 보고 어릴적 함께 한 그녀를 알아보고 대기실로 찾아온다. 크리스틴은 반가워 하면서도 함께 외출하는 것을 난처해 한다.
라울이 나간 후 대기실의 거울에서 팬텀이 나타나 지하세계로 그녀를 인도한다. 함께 당도한 팬텀의 은신처에서 크리스틴은 그녀와 똑같이 생긴 마네킹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절한다. 깨어난 후 크리스틴은 팬텀의 가면을 몰래 벗기게 되고 그의 맨 얼굴을 보게 된다. 분노와 좌절, 구애 끝에 팬텀은 그녀를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크리스틴이 사라진 후 팬텀의 경고장을 받은 극장주, 라울, 카를로타, 맥 지리 부인은 크리스틴이 돌아온 후에도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카를로타를 프리마돈나로 세운다. 카를로타의 목소리가 갈라지고 목 메단 장치관리자의 시신, 샹들리에의 추락으로 공연은 완전히 망하게 된다.
크리스틴은 팬텀을 두려워하게 되고 라울과 함께 하는 것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라울의 설득으로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이를 듣고 있던 팬텀은 배신감과 절망에 빠진다.
2막
새해를 기념하고 팬텀이 사라진 것을 축하하기 위해 가면무도회가 열리고 라울과 크리스틴은 비밀리에 약혼을 한다. 축제가 한창일 때 수상한 인물이 계단을 내려온다. 팬텀이 돌아와 앙드레에게 그의 새 오페라인‘ 돈 주앙의 승리’ 악보를 내던지며 공연하라고 말한다. 팬텀이 경고한 바와 같이 크리스틴이 주인공이 되어 극의 연습을 한다.
크리스틴은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 고충을 토로하는데 이때 팬텀이 다시 등장하여 노래로 그녀를 유혹한다. 크리스틴을 찾아온 라울과 대결을 펼치게 되고 결국 크리스틴은 라울을 따라 무덤을 벗어난다.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를 하던 중 팬텀이 후드를 뒤집어 쓴 돈 주앙으로 등장한다. 크리스틴과 팬텀이 듀엣을 하던 도중, 크리스틴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후드와 가면을 벗겨 버린다. 팬텀은 그대로 크리스틴을 지하로 납치하고 청혼한다. 라울은 맥 지리 부인의 도움을 받아 팬텀의 지하세계를 찾아 가지만 인질로 잡힌다. 팬텀은 그를 빌미로 크리스틴에게 자신과 함께 할 것을 협박하지만 자신을 불쌍히 여기고 키스하는 크리스틴을 라울과 보내주고 만다.
다시 돌아와 반지를 돌려주는 크리스틴을 보면서 팬텀은 홀로 의자에 앉아 가면만 남긴 채 사라진다.
후기
왜 2층에서 보라고 했는지 들어가자마자 알 수 있었던 무대장치들...! 앉자마자 심장이 뛰고 기대감이란 이런거구나를 오랜만에 느꼈다. 서곡이 시작되면서 샹들리에 불이 들어오고 스파크 튀면서 무대에 있던 샹들리에가 1층 좌석 위까지 올라가는데 소름이 쫙 돋았다. 너무나 익숙한 멜로디와 연출임에도 불구하고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뮤지컬에 입문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추천할만한 믿고보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19만원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지금도 비싸다고는 생각함)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는 가격이었달까.
오페라 '한니발'을 연출하면서 처음으로 무대가 환하게 눈에 들어오는데 세세한 소품들이나 박스석이 디테일하게 꾸며져 있어서 완성도가 높다는게 한 눈에 들어왔다. 한니발로 크리스틴이 디바 데뷔를 하게 되고 바로 라울이 찾아오는데 스토리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오랜만에 봐서 그런건지, 뮤지컬 팬텀이랑 헷갈려서 그런건지...?)
거울 너머 팬텀을 따라가는 장면도 연출이 잘 돼서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울 뒤에서 팬텀이 손 내밀 때 진짜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다가왔다. 1층 2층 걸어서 지하로 내려가는 실루엣 연출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넘버!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울려퍼지면서 팬텀과 크리스틴이 배를 타고 관객석으로 서서히 가까워지는데 전구 불빛이 물에 비친듯 흔들리고 서서히 밝아지는데 팬텀의 불안하면서도 낯선 설렘이 잘 표현된 연출 같다. 배경으로 호수의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안개가 점점 진해지고 크리스틴에 대한 팬텀의 집착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지하에 도착해 웨딩드레스 보여주면서 평생 함께 해달라고 말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팬텀의 집착+순정적인 모습이 잘 보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마네킹 얼굴이 너무 그로데스크해서 놀라긴 했다.) 기절했다가 깬 크리스틴이 갑자기 급발진해서 팬텀 가면을 벗겨버리자 팬텀은 저주와 절망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데 결국 자신을 좀 봐달라며 애원한다. 천천히 기어서 다가가는 모습이 버림 받을걸 이미 알고 있는 듯 해서 마음이 아팠다.
이어지는 Notes와 Prima Donna 넘버는 사실 가사집을 보지 않는 이상 다 알아듣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넘버가 고조될 수록 육중창의 하모니가 울려서 정작 가사의 의미는 안 들어오는 느낌? 물론 반복되는 가사기도 했고 문맥 상 이해하지 못할건 없었지만 가사 좀 보고올 걸 그랬다는 후회는 살짝 들었다. 중간에 팬텀의 편지가 낭독되는 부분에서 서라운딩으로 소리가 울렸는데 음향을 어떻게 쓴건지 순간 정말 오페라하우스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팬텀은 경고를 무시한 이들의 무대를 망치고 무대장치자를 목 메달아 죽이는데, 이 때 뮤지컬 무대 위쪽에서 나타나거나 그림자로 다가오는 표현을 하는 등의 연출을 보여줬다. 역시 오페라의 유령... 연출이 진짜 알면서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히 샹들리에 추락은 진짜 스파크랑 불빛 디테일부터 음향까지 너무 극사실적이었다) 그리고 라울과 크리스틴이 마음을 확인하는 넘버임과 동시에 팬텀이 애증에 사로잡히는 All I Ask of You. 팬텀의 감정선이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1막의 마지막인만큼 연출과 연기, 넘버 모두 강렬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던 건 Masquerade 넘버였다. 사실 영화 속에 나오는 고전적인 가면무도회를 예상했는데 약간 할로윈 파티? 같은 느낌으로 연출을 해서 신선했다. 분위기를 가볍게 환기시키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과 같은 고증을 원해서 살짝 아쉽기도 했다. 분위기가 가벼워서인지 팬텀이 등장하는 장면도 압도적이고 공포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뭔가 장난감 놀이를 하는 것 같아서 귀여운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와 대조되는 뽀짝한 발걸음이랄까(?) 다시 한 번 Notes 넘버가 반복되는데 역시나 6중창을 듣는건 불가능이었다. 그래도 독창 할 때는 내용이 들려서 대충 그런 내용이겠거니 하고 봤다.
Wandering Child... / Bravo, Monsieur 넘버는 팬텀과 라울의 대치, 팬텀의 마술(?)이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십자가 뒤에서 팬텀이 나올 때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었나 싶고..? 팬텀이랑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그럴까 더 팬텀을 응원하게 됐다. 라울이 등장 했을 때 팬텀이 분노+당황이 섞인 고함을 지르는데 불쌍하면서 소름끼치는,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결국 크리스틴을 주연으로 '돈 주앙' 오페라를 공연하는데 이 때 후드를 쓴 돈 주앙이 팬텀이라는 사실이 그냥 바로 느껴졌다. 물론 목소리로도 알아봤지만 다 가렸는데도 감정이 느껴지는게 진짜 신기했다. 손짓과 몸짓, 목소리에서 크리스틴을 향한 절대적인 감정이 느껴졌고 특히 함께 듀엣을 하면서 손을 어쩌지 못하고 바르르 떠는게 보이는데 팬텀의 두려움이자 설렘이 아니었을까 생각 했다.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은 이성적 사랑을 넘어서 종교에 가깝게 느껴졌다. 하나 뿐인 구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반지를 돌려주기 위해 돌아온 크리스틴을 마주하는 팬텀에게서는 희망과 체념, 절망이 순차적으로 드러났다. 모순적이고 우울한 팬텀의 감정과 유령처럼 사라지는 엔딩으로 인해 더 깊은 여운을 남긴 뮤지컬이었다.
넘버소개
- 프롤로그
The Stage of Paris Opera House
Overture - 1막
A Rehearsal for Hannibal / Think of Me (Introduction) - 카를로타, 피앙지, 합창단, 발레단, 앙드레
Think of Me - 크리스틴, 라울
Angel of Music - 멕, 크리스틴
Little Lotte... / The Mirror... (Angel of Music) - 라울, 크리스틴, 팬텀
The Phantom of the Opera - 크리스틴, 팬텀
The Music of the Night - 팬텀
I Remember... / Stranger Than You Dreamt It... - 크리스틴, 팬텀
Magical Lasso - 뷔케, 멕, 지리 부인, 발레단
Notes... - 피르맹, 앙드레, 라울, 카를로타, 피앙지, 지리 부인, 멕, 팬텀
Prima Donna - 피르맹, 앙드레, 라울, 카를로타, 피앙지, 지리 부인, 멕, 팬텀
Poor Fool, He Makes Me Laugh - 카를로타, 피앙지, 앙상블
Why Have You Brought Me Here? / Raoul, I`ve Been There - 라울, 크리스틴
All I Ask of You - 라울, 크리스틴
All I Ask of You (Reprise) - 라울, 크리스틴, 팬텀 - 2막
Entr'acte
Masquerade / Why So Silent? - 앙상블, 크리스틴, 라울, 팬텀
Notes... - 피르맹, 앙드레, 카를로타, 피앙지, 라울, 크리스틴, 지리 부인, 팬텀
We Have All Been Blind / Twisted Every Way - 라울, 피르맹, 앙드레, 크리스틴
A Rehearsal for Don Juan Triumphant - 카를로타, 피앙지, 크리스틴, 합창단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 크리스틴
Wandering Child... / Bravo, Monsieur...! - 팬텀, 크리스틴, 라울
Music from Don Juan Triumphant - 피앙지, 카를로타, 크리스틴, 앙상블
The Point of No Return - 팬텀, 크리스틴
Down Once More... / Track Down This Murderer... - 팬텀, 크리스틴, 라울, 앙상블
The Point of No Return (Reprise) - 팬텀, 크리스틴, 라울
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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