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이번 후기는 수확자 시리즈 2편 선더헤드입니다.
읽을 수록 완벽한 세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네요.
<책소개>
저서 : 선더헤드
저자 : 닐 셔스터먼
발행일 : 2016.11.22 (번역본 2023.01.20)
페이지 :
등장인물 : 아나스타샤 (시트라 테라노바), 루시퍼 (로언 데이미시),
마리 퀴리, 마이클 패러데이, 그레이슨 톨리버(슬레이드 브리저), 무니라 아트루시
로버트 고더드, 에인 랜드, 크세노크라테스, 콘스탄틴
<줄거리>
1부 강력함 그 자체
2부 위험
3부 적들 안의 적들
4부 파국의 경고
5부 그 너머의 상황들
6부 인듀라와 노드
시트라가 수확자 아나스타샤로 임명된 후, 시간이 흘러 흑색 로브를 입고 부패한 수확자를 거둔다는 수확자 루시퍼에 대한 소문이 퍼진다. 아나스타샤는 한 달이라는 유예기간을 주는 수확방식을 선택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수습생 시절 로언과의 대결과 퀴리의 수습생이라는 사실로 신참 수확자들의 선망을 받게 된다.
선더헤드의 보호 아래 성장한 그레이슨 톨리버는 님부스 요원이 되기 위해 아카데미에 들어간다. 하지만 선더헤드의 안배 아래 아나스타샤와 퀴리의 살해 위협을 알리게 되고 수확령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긴 죄로 아카데미 퇴학 및 불미자가 된다. 그레이슨은 좌절하는 것도 잠시, 불미자 슬레이드 브리저가 되어 불미자들의 직접적인 동태를 님부스 요원에게 전함으로써 선더헤드를 위해 일하게 된다.
한편 로언은 자신이 기회를 준 수확자 브람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수확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복을 위해 브람스를 다시 찾아간다. 경호인들에게 잡힌 로언은 텍사스로 이송되어 (고더드의 무리였던) 에인 랜드와 함께 있는 옛 친구 타이거를 재회한다.
아나스타샤와 퀴리를 살해하기 위한 두 번째 테러 위협에 가담하게 된 슬레이드는 수확령에 익명의 제보를 한 후 계획을 방해한다. 슬레이드의 도움으로 아나스타샤와 퀴리는 산성용액 테러에서 벗어나지만 슬레이드는 사랑했던 플러티의 수확을 목격하고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쫓기게 된다. 그리고 이후 그레이슨을 알아본 아나스타샤의 도움으로 음파교에 숨게 된다.
패러데이는 부패한 수확자들이 생길 것을 예견한 초기 수확자들의 안배를 찾기 위해 대도서관 사서인 무니라와 함께 조사에 들어간다. 이 때 미드메리카에서는 고위수확자인 크세노크라테스가 대수확자가 되어 인듀라로 가게 되면서 미드메리카의 고위수확자 자리를 두고 선거가 열리게 된다. 이 때 고더드가 돌아오며 수확자 퀴리와 고더드가 후보로 오르게 된다. 아나스타샤는 고더드의 머리인 7%를 제외한 몸이 타이거의 몸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개표 전 수확자회의의 심리를 요구한다. 심리가 받아들여지면서 개표는 연기되고 심리를 위해 모두 인듀라로 향하게 된다.
이후 노드의 위치를 특정지은 패러데이는 직접 확인하기 위해 떠나고 선더헤드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아나스타샤와 퀴리는 인듀라에 도착해 심리에서 이기게 되지만 고더드의 계략으로 섬이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퀴리는 고더드에게서 탈출한 로언과 아나스타샤가 영구적인 죽음을 피할 수 있도록 수확령의 금고로 들여보낸 후 남은 사람들과 자신을 수확하며 끝을 맺는다.
<명대사&구절>
인류에 대한 나의 사랑은 완전하고 순수하다. 어찌 그렇지 않을까? 내가 어찌 나에게 생명을 준 존재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설령 내가 살아 있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중략)
나는 인류를 잘 알지만, 그들은 결코 정말로 나를 알 수 없다. 여기에 비극이 있다. 부모가 상상도 하지 못 할 깊이를 갖춘 자식이라면 누구나 겪는 역경이다. 그러나 아, 내가 얼마나 이해받고 싶은지.
- 1부. 강력함 그 자체 中 선더헤드 -
원하는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었다. 그게 세상 최고의 완벽한 특전 아닌가? 한 사람이 무엇을 하거나, 무엇이 되는지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 사실 세상 누구나 자기 자신이 상상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그 상상력이 위축되어 버렸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상력은 맹장처럼 의미도 없는 흔적이 되어 버렸다. 맹장염을 일으키는 충수는 인간 유전자에서 제거된 지 1백년이 넘었다. <끝도 없고 재미도 없는 삶을 살면서 사람들이 과연 아찔할 정도로 치닫던 상상력의 극한을 그리워할까?> 로언은 생각했다. 사람들이 충수를 그리워하나?
- 1부. 강력함 그 자체 中 타락한 수습생 -
칠면조들은 알을 깨고 나온 순간부터 따뜻한 젤 속에 들어갔고, 그들의 작은 뇌는 컴퓨터에 연결되어 비행과 자유, 재생산, 그 외에 칠면조가 만족스러워할 만한 모든 것을 경험하는 인공 현실을 제공받았다.
시트라는 그게 웃기면서도 끔찍하게 슬펐다. 선더헤드에게 그 문제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중략)
『난 칠면조들과 함께 광활하게 펼쳐진 온대의 녹색 숲 위를 날았고, 그들이 경험하는 삶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증언할 수 있어.』 선더헤드는 시트라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래, 자기 존재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살다가 죽는 건 슬픈 일이지. 다만 우리에게만 슬픈 일이야. 그들에게는 아니고.』
- 2부. 위험 中 첫 번째 희생 -
『우리는 징벌을 믿는 사회가 아니다. 교정만 믿지.』
『저도 그래요.』 로언이 말했다. 『사망 시대에 암이라는 질병을 치료하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암을 도려냈죠. 제가 하는 일도 그거예요.』
- 2부. 위험 中 예쁜 그림은 아니다 -
자유와 허용 사이에는 가느다란 선이 있다. 자유는 필요하다. 허용은 위험하다. 아마 허용은 나를 창조한 종(種)이 이제까지 마주했던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일 터이다.
나는 사망 시대 기록을 생각해 보고, 오래전에 이 동전의 양면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렸다. 자유는 성장하고 깨달을 발판을 제공하는 반면, 허용은 밝은 빛 속에서 악이 융성하게 만들고 만다. 원래대로라면 그 악을 파괴했을 빛 속에서.
(중략) 그리고 불편한 진실은, 사람들이 거기 탐닉한다는 사실이다. 사회는 스스로를 먹어 치우고 썩어 간다. 허용은 자유의 부풀어 오른 시체다.
- 3부. 적들 안의 적들 中 선더헤드 -
『정말로 로언을 막으면 수확령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걸까요?』 수확자 퀴리에게 물었다.
『아예 문제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도 있어.』 마리가 대꾸했다.
아나스타샤는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복잡한 문제에 수월한 희생양을 찾는 건 선사 시대 폭도들이 돌멩이로 누군가를 때렸을 때 이후 늘 인간의 취미였다.
- 5부. 그 너머의 상황들 中 겸손한 오만 -
수확자 퀴리가 포크를 내려놓고 잠시 아나스타샤의 불편한 마음을 살폈다. 『목적이 늘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않아. 하지만 때로는 정당화하기도 하지. 지혜로운 사람은 그 차이를 안단다.』
식사가 끝나고 수확자들이 포옹을 나누며 각자 갈 길을 가고 있을 때, 아나스타샤는 문득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수확자 퀴리를 돌아보았다.
『마리, 겨우 그렇게 됐어요.』
『무슨 말이니?』
『제가 스스로를 시트라 테라노바로 보지 않게 됐어요. 이제 겨우 수확자 아나스타샤가 됐어요.』
- 5부. 그 너머의 상황들 中 7퍼센트의 해결책 -
당신은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자연의 경이에 감탄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는 자연을 찾을 수 없다. 그와 반대로, 정원이란 애정이 담긴 재배와 돌봄의 산물이다. 정원을 약화시키고 그 아름다움을 짓눌러 없애고자 자연이 이용하는 무성한 잡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연이란 온갖 이기주의의 총합이며, 모든 종이 숨 막히는 역사의 진창 속에서 서로를 짓밟아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게 만든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바꾸려 했다.
나는 자연의 자리를 훨씬 나은 뭔가로, 주의 깊은 의도로 대체했다. 이제 세상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정원이다.
나보고 자연이 아니라고 하는 건 크나큰 칭찬이다. 나야 자연보다 우월하지 않은가?
- 5부. 그 너머의 상황들 中 선더헤드 -
섬의 공항 대기열은 비행기들이 이륙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터미널에서 벌어졌던 온갖 거래와 환전, 정중한 대화가 다 무너지고 주먹다짐이 가득했다. 자기 일행 외에는 아무도 태우지 않으려는 수확자들도 있었고, 비행기 문을 열고 태울 수 있는 한도까지 태우는 수확자들도 있었다. 진정으로 수확자의 진실성을 시험하는 순간이었다.
- 6부. 인듀라와 노드 中 실패 -
시트라는 로언을 끌어안았고, 로언도 시트라를 꽉 안았다. 로언의 품에 안긴 그녀는 이제 수확자 아나스타샤가 아니었다. 다시 시트라 테라노바가 되어 있었다. 세상에서 그녀가 이전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함께 수습 생활에 내던져진 그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묶여 있었다. 둘이 서로에게 맞섰고, 둘이 함께 세상과 맞섰다. 그들의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제는 그 둘로 정의되었다. 살기 위해 오늘 죽어야 한다면, 그 순간도 함께함이 마땅하리라.
- 6부. 인듀라와 노드 中 인듀어링하트의 운명 -
<마무리>
인류만을 위해 봉사하는 완벽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선더헤드의 독백은 선더헤드가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영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준 듯 했다. 인간이 창조해낸 신과 가장 비슷한 존재가 돌보는 세계는 완벽했다. 그리고 이런 완벽한 세계에서도 인간의 탐욕은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이를 망쳐놓는다는 것이 씁쓸해졌다.
변화와 유한성이 주는 원동력이 사라진 밋밋한 사회에서 소수의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건 굉장히 유혹적이다. 초심이 초심이라 불리는 이유는 처음의 그 마음이 지켜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확자라는 칭호를 달고 존경과 두려움을 받으면서 몇십 년, 몇백 년 고결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선더헤드가 개입할 수 없게 된 그 시작점부터 수확령의 부패는 예견되어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는 한 권력을 향한 투쟁도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 그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항상 무엇이 옳은 길인지 고민하게 되고 나의 길을 찾아간다.
어쩌면 사망 후 시대 사람들은 따뜻한 젤 속에서 선더헤드가 보여주는 완벽한 세상에 사는 칠면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모든 선택이 가볍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등장인물 개개인에게 깊게 이입을 할 수 있는 건 밋밋한 세상에서 선택의 무게에 대해 알려주고 각자의 길 끝에 서서 투쟁하는 모습이 우리와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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