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수확자 시리즈의 마지막권 종소리까지 모두 읽어봤습니다.
기승전결이 매끄럽고, 차곡차곡 쌓인 서사가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이 훌륭했습니다.
길긴 하지만 꼭 3권까지 다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책소개>
저서 : 종소리
저자 : 닐 셔스터먼
발행일 : 2023.02.10
페이지 : 736p
등장인물 : 아나스타샤(시트라 테라노바), 루시퍼(로언 데이미시), 종소리(그레이슨 톨리버), 선더헤드,
로버트 고더드, 에인 랜드, 콘스탄틴, 포수엘라, 제리, 패러데이, 무니라
멘도사, 아스트리드 등
<줄거리>
1부 - 잃어버린 섬과 잠긴 도시
2부 - 음파, 종소리, 그리고 천둥소리
3부 - 코브라의 해
4부 - 우리가 휘두를 수 있는 유일한 도구
5부 - 그릇들
인듀라 하트의 금고에서 일시사망을 한 시트라와 로언은 3년이 지나, 제리의 인양선에 의해 구해진다. 아마조니아 수확령의 포수엘라의 보호 아래 숨어서 시트라는 고더드의 진실을 폭로할 준비를 한다.
한편 인듀라 침몰후, 전세계 인구가 불미자로 선포되고 선더헤드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종소리'가 등장한다. 그레이슨은 음파교의 예언자로 활동하며 선더헤드의 사각지대였던 콴절레인 환초에 (전)님부스 요원을 파견하고 교인들과의 면담을 통해 그 위상을 키워간다. 패러데이와 무니라는 콴절레인에 도착한 님부스 요원들과 조우하고 이후 환초에는 공사가 시작된다. 고더드는 인듀라 침몰의 죄를 로언(루시퍼)에게 뒤짚어 씌운 후 노스메리카의 고위수확자에 이어 지배수확자라는 지위를 만든다. 이후 미드메리카, 웨스트메리카, 이스트메리카 등과 연합을 하며 신질서 수확자의 세를 늘리고 음파교를 탄압한다.
이후 고더드는 시트라(아나스타샤)를 추적하던 중, 로언을 사로잡게 되고 대대적인 처형식을 준비한다. 로언은 론스타 지역 수확령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고 고더드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처형식에 온 일반인을 모두 수확한다.
이후 극단적인 음파교 분파(치찰음)의 테러로 아나스타샤가 숨어 있던 수확령의 수확자들이 살해당한다. 제리와 시트라는 다시 포수엘라와 재회해 선더헤드의 의도 아래 종소리를 만난다. 고더드는 자신의 대량 수확을 덮기 위해 음파교의 탄압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그레이슨을 다시 만난 시트라는 선더헤드가 인도하는대로 수확당한 음파교인들의 시체를 싣고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항해를 한다. 그레이슨과 시트라 일행은 콴절레인 환초에 도착해서야 선더헤드가 계획하고 있던 일을 알게 된다.
<명대사&구절>
그들은 내내 서로를 끌어안은 채 위로의 말을 속삭였다. <쉬잇.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물론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둘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은 죽을 터였다. 지금 이 순간은 아니라고 해도 곧 죽을 것이었다.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위안이라고는 서로와, 이 죽음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 1부 9장 中 시트라 & 로언 -
그녀는 고더드에게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준 콘스탄틴을 증오한다. 그녀가 쉽게 가지고 놀 만큼 순진했던 타이거도 증오한다. 보수파를, 신질서를, 선더헤드를, 지금까지 수확했거나 앞으로 수확할 모든 사람을 증오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증오하는 것만큼은 거부한다. 그랬다간 으깨지고 말 텐데, 그녀는 결코 으깨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없어, 에인.>
남은 평생 그 메아리를 듣게 될 것만 같다.
- 2부 17장 中 에인 랜드 -
「양심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도구다. 네가 도구를 휘두르지 않으면 도구가 너를 휘두르지.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그 양심이란 도구가 너를 분별없는 존재로 만들어 놓았어. 아니, 세상에는 네가 이해하는 단순한 옳고 그름보다 내가 제공하는 통합이 훨씬 더 필요해.」
- 3부 26장 中 로버트 고더드 -
그는 애석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우습지만 예전에는 당신에게 말을 거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제는 다른 누구와 이야기하는 것보다 편하네요. 많은 면에서 서로 비슷해졌나 봐요.」
아나스타샤는 소리 내어 웃었다. 그 말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사실이어서였다. 나머지 세상은 두 사람을 다 상징으로만 보았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을 인도해 줄 무형의 빛으로 보았다. 이제 아나스타샤는 왜 옛날 사람들이 영웅들을 별자리로 만들었는지 이해했다.
(중략)
시트라 테라노바는 로브를 버리고, 가족을 찾고, 남동생과 시시한 일로 다투고 싶었다. 하지만 수확자 아나스타샤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 4부 38장 中 종소리 & 아나스타샤 -
「이걸 두려워한 게 옳았어.」 선더헤드가 말했다. 「너무나 유혹적이고 너무나 압도적이야. 살아서 숨을 쉬는 몸 안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 이 상태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 만도 해.」
「하지만 넌 그 몸을 떠나야해.」
「알아.」 선더헤드가 말했다. 「그리고 이제 난 내가 유혹보다 더 강하다는 걸 알아. 제대로 직면하지 않았다면 몰랐겠지만, 이제는 알아.」
(중략)
「한 가지만 더, 그레이슨. 난 한 가지를 더 경험해야만 해.」
그레이슨은 선더헤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그래서 그는 망설임과 싸우며 제리의 손을 잡고, 그 손을 부드럽게 뺨에 갖다 대어 선더헤드가 제리의 손끝으로 그 감촉을, 그레이슨을 느끼게 했다.
선더헤드가 숨을 들이켰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모든 관심을 그레이슨의 뺨 위에서 살그머니 움직이고 있는 손끝에 집중했다. 그러더니 다시 한번 그레이슨과 눈을 마주쳤다.
「됐어.」 선더헤드가 말했다. 「나는 준비됐어. 이제 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 5부 45장 中 선더헤드 & 그레이슨 -
「우리는 뭐가 문제일까, 무니라?」 패러데이는 말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다가, 도리어 발 딛고 선 곳을 뜯어내고 마는 걸까? 왜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의 꿈을 추구하는 노력 자체를 사보타주해야 하는걸까?」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예요.」 무니라가 대답했다. 「그런데 어떻게 완벽한 세상에 들어맞을 수가 있겠어요?」
- 5부 51장 中 패러데이 & 무니라 -
<마무리>
오랜만에 설레는 SF 소설을 발견한 것 같다. 마지막 권의 제목인 '종소리'는 유토피아의 끝을 알리는 경종이자,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에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설 속에서는 음파교의 예언자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봐도 비슷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듯 각 권의 제목인 수확자, 선더헤드, 종소리는 인류를 이끄는 상징적인 존재로 표현된다. 하지만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그들 또한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 존재일 뿐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트라와 로언의 첫 만남부터 그들이 겪는 사건과 상황들, 그 과정에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감정의 변화들이 세세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관적인 감정과 제한된 지각을 통해 세상을 접하면서도 끊임없이 올바른 방향을 찾고 그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신념이 느껴졌다. 그게 좋은 길이든 나쁜 길이든 수확자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번뇌와 사고를 통해 나아간다. 그것은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끝이 없는 싸움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상향을 좆는 인간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변화가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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