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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뮤지컬 & 연극 & 전시

<겨울 나그네/ 이창섭 & 려욱> 관람 후기 & 넘버소개 - 2024.01.02

by 책 읽는 꿀벌 2024. 1. 10.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故 최인호 작가님의 동명 원작 소설 '겨울 나그네'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입니다. 
삼연이 다시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더 기대가 되는 극이었어요.

사실 섭민우만 노리고 잡았는데 잡고 보니까 려욱이랑 같이 하는 회차더라구요...? (오히려 좋아)

 

한전아트센터는 처음 가보는 공연장이었는데 회사랑 가까워서 아주 좋았습니다.

극장이 중형급이어서 좌석이 많진 않았지만 무대 자체는 그렇게 작지 않았어요. 충무아트센터보다 조금 작은 정도?

대신 무대가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있고 사다리꼴이어서 앞열 사이드에 앉으면 시야방해가 좀 큰 느낌입니다.


삼연 - 한전아트센터
2023.12.15. ~ 2024.02.25.
150분 (인터미션 20분)
 


캐스트

한민우: 이창섭, 인성, MJ, 렌
박현태: 세븐려욱진진
정다혜: 한재아, 임예진
제니: 민선예, 여은
 
 

줄거리

1막
설렘이 가득한 캠퍼스의 봄날, 의과 본과 2학년 민우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다혜와 부딪힌다. 민우는 절친한 형 현태의 도움으로 다혜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하지만 파산 직전인 회사와 아버지의 병환, 출생의 비밀을 마주하며 그의 불행은 시작된다. 아버지의 병실에 찾아온 채권자들을 참지 못하고 폭행을 휘두른 민우는 그대로 도망쳐서 돌아오지 않는다.
사라진 민우를 기다리는 다혜와 그 옆을 지키는 현태를 뒤로 하고, 민우는 이모를 찾아 나이아가라 클럽으로 향한다. 클럽에서 만난 제니는 올곧은 민우의 모습과 행동에 호감을 가진다. 클럽 매니저였던 하버트와 민우는 마약밀매 현장에서 경찰을 만나 도망치던 중 상대 패거리와 붙게 되고, 민우는 상대를 찌르고 자신도 상처를 입게 된다.

2막
부상을 입고 경찰에게 쫓기며 숨어 있던 민우는 조용한 클럽에서 약에 취한 제니와 마주친다. 자신을 무시하는 민우에게 자극 받은 제니는 자살시동을 벌이게 되고 자신과 너의 처지가 다를게 없다 소리친다. 민우는 절망적인 현실에 결국 대마에 손을 대고 약에 취해 제니를 다혜로 착각해 함께 밤을 보낸다.
그리움에 다혜를 찾아간 민우는 그녀와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다. 결국 자신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던 민우는 다혜와 헤어진 후 경찰에 자수하고 감옥에 수감된다. 제니는 민우의 아이를 임신한 채 민우를 기다린다.
출소한 민우는 다시 다혜를 찾아가지만 태현이 다혜에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다혜는 그 자리를 피하고 얼마 후 민우의 집을 찾아가 제니와 그 아이를 보며 어긋나 버린 사랑이 끝났음을 깨닫는다. 다혜가 떠난 후 집에 돌아온 민우는 자신의 아이를 보며 가족을 지켜야 함을 실감한다. 시간이 흘러 다혜와 현태의 결혼 소식을 들은 민우는 그들을 축하해준 후 마지막으로 크게 한 탕을 한 후 이 바닥을 뜰 결심을 한다. 하지만 거래가 틀어져 도망치다가 부상을 입은 민우는 결국 사망한다.
 
 

후기

전체적인 감상으로는 연극에 가까운 뮤지컬이기 때문에 대형극 생각하면 돈이 아까울 수 있다...! 라는 점이 컸다. 스토리도 클리셰적인 요소가 많고 그렇다고 장치나 배경이 화려한 것도 아니어서 정가를 주고 간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내 배우의 극인 경우만 추천한다.

 

1막은 클럽에서 '나아가리라' 넘버로 시작한다. 앙상블이랑 제니 합창하는데 약간 물랑루즈도 생각나고 적당히 신나는 재즈 느낌이라 좋았다. 앙상블 분들 군무도 생각보다 퀄 높아서 놀랐다. 완전 대형극의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눈도 즐거운 느낌? 1막 마지막에 리프라이즈 넘버가 나오는 수미상관 구조로, 넘버가 끝난 후 과거 회상으로 넘어간다. 
과거 회상으로 넘어가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민우랑 부딪히는 다혜가 등장한다. 가로등이랑 자전거가 겨울나그네 시그니처인듯! 창섭이 엉덩이 문지르면서 어버버 사과하는데 뒤통수 보는데도 표정이 그려짐ㅋㅋ큐ㅠㅠㅠ 이런 순수하고 엉뚱한 캐릭터 너무 잘 어울리는거 같다. '풍기문란' 넘버에서는 앙상블 나오고 7,80년대 분위기 나는 거리랑 경찰단속 뜨는데 배경이랑 의상이 너무 찰떡이고 예뻤다. 이어지는 넘버에서 민우가 현태 형이랑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는데 려욱이 뒷머리 새침하게 넘기는거 너무 웃겼다ㅋㅋ 도련님이라고(맞긴함 의과본과 2학년에 회장님 아들임) 놀리는데 암말도 못하는 순딩이 민우와 벤치 올라가서 비둘기춤 추는 현우... 근데 아니 그거 브이로그에서 슈주랑 하던 거 아니냐고요ㅋㅋㅋ (비둘기를 쫓는 독수리!!) 암튼 다혜 수첩 던져가면서 민우 놀리는데 그 사이에서 뱅글뱅글 거리는 창섭이 너무 귀여움. 결국 다혜 집 찾아가서 수첩 돌려주기로 하는데 가로등이랑 유리로된 2층집? 적당히 몽환적이고 예쁨. 뭔가 엄청난 고퀄은 아닌데 그래서 더 연극과 뮤지컬의 감성을 둘 다 잡은 것 같다. 가로등 쪽에서 훔쳐보다가 다혜 나오니까 가로등 옆에서 차렷하고 뒤돌아 숨는거 왤케 귀엽냐ㅠㅠ 주먹 꼭 쥐고 고개만 빼꼼 내밀어서 살펴보는데 너무 귀여웠다. 돌아오는 다혜한테 편지랑 수첩 주면서 댕청하게 안녕히계세여 꾸벅꾸벅 계속 하고 퇴장함 둘이 독백같은 듀엣 하는데 아련하고 마지막 설렘같은 느낌이었다.
아버지 회사에 저녁 먹자고 찾아간 민우.. 티키타카 하는데 곰인형 갖고 잔대... 민우 설정 무슨일ㅋㅋㅋ 곧 아버지 심장병 있어서 쓰러지고 회사 채권자들이 찾아오게 된다. 설상가상 친형인줄 알았던 형은 민우를 사생아라 하면서 가족들과 해외로 튐.. 근데 아버님 솔로 참 잘하시더라구요. 음향 그지같은데도 잘했다. 태현이 대신 약속에 나가서 다혜를 병원에 데려오고 둘은 사랑을 확인한다. 민우 뒤에서 민우를 보면서 '세상이 우릴 흔들어도' 듀엣 하는데 둘 다 왼블 쳐다보면서 해서 심멎할뻔… 섭이야 그렇게 절절하게 이쪽보고 노래하다가 뒤돌아서 키스하는건 반칙이다!
병원까지 찾아온 채권자들 때문에 폭발한 민우가 폭행을 하게 되고 집 망한거부터 사생아에 폭행 후 도망친 것까지 다 소문나게 된다. ' 어디가 바닥일까' 넘버에서 앙상블들 검은 트렌치코트 입고 (사람들의 시선처럼 느껴짐) 돌아다니는데 거기서 민우 바짝 긴장해서 치이면서 걷는 연출이 심정을 잘 표현한거 같다. 어깨가 바짝 올라가 있어서 너무 안쓰러움ㅜㅜ 마지막에 앙상블이 민우 들어올리고 내리는 것도 절망 속에 추락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같은 의과대생들처럼 보이는 의사가운 입은 애들 뒷담화 하면서 사라지는것도 검은색이랑 대비되고 눈에 띄아서 좋았다. 민우는 폭행죄로 깜빵 살다가 나오는데 의상부터 확 달라져 있어서 (민트가디건 > 야상) 분위기 변화가 확실했다. 결국 술집마담이라는 이모를 찾아가고 나이아가라에서 지내게 되는 민우. 제니한테 대마 뺏어서 항정신성약물입니다 할 때 당호한 목소리가 아직 예전의 민우가 남아있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ㅜㅜ 그리고 마약거래현장 갔다가 하버트 도우려다 상대한테 칼빵 놔버리는 민우… 그 당황과 죄책감이 처음 채권자 팼을 때의 그 패닉을 다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민우는 제니를 차갑게 뿌리치는데, 약과 술에 쩔어서 너랑 내가 다를게 뭐냐고 외치면서 자살시도하는데 제니 연기 너무 잘함ㅜㅜ 강간 당할뻔하고 연휴에 클럽으로 도망쳐온 신세라는걸 가볍게 말하는 것도 맘 아프다... 소파에 쓰러져 자는 제니를 보다가 민우도 거지같은 현실에 대마에 손을 대게 되고 (담배창섭이라니 ㅁㅊ) 대마에 취해서 다혜를 찾기 시작한다... 마약거래 이후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 민우는 클럽에도 오지 못 하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오랜만에 다혜를 찾은 민우는 멋지게 차려 입고 데이트를 신청한다. 레스토랑에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들으면서 차갑고 슬픈 가사라고 말하는 민우와 그 속에도 따뜻함이 있다 하는 민우의 말이 이 극을 관통하는 대사인 것 같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마지막 추억을 만드는 모습이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다혜가 민우 집에 찾아오는데 아기를 보여주는 제니의 손짓에서 다급함이 느껴진다. 어떻게든 다혜가 포기했으면 하는 마음이 보인달까. '어긋난 시간 & 어긋난 사랑' 각자의 심정이 담긴 가사에 집중해서 듣게 되는 넘버ㅜㅜ 한명은 이별을 말하고 한명은 제발 떠나지말라고 비는게 모순적이면서 슬펐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모두가 비극에 놓인 상황. 그래도 제니랑 아기 안 버리고 책임지는 건 다행이었다... (바르게 잘 컸다 민우야.) 결국엔 마음잡고 잘 살려고 결심해서 다행이야ㅜㅜ

현태와 다혜가 결혼을 하게 되고 민우는 담담히 축하 전화를 한다. 우블쪽에서 해서 표정은 안 보였지만 뭔가 체념한듯한 말투와 행복하게 해달라는 말에서 이미 늦어버린 자신에 대한 회한이 느껴졌다. 민우가 죽은 후에 '레퀴엠' 오중창 연출은 다들 상복을 입은 와중에 제니만 떠나려는 모습 민우 걸어나와서 뒤로 가는거 너무 맴찢이다.. 누군가 사라져도 세상은 흘러가고 또 변해간다는게, 슬픔도 기쁨도 그 자리에 남는다는 가사도 너무 와닿았다

 

넘버소개

1막
1. 나아가리라
2. 믿을 수 없어
3. 캠퍼스의 새봄
4. 설레임
5. 풍기문란
6. 젊은 날의 청춘
7. 봄의 꿈
8. 사랑일까
9. 내 아들아
10. 세상이 우릴 흔들어도
11. 사람을 쳤다
12. 내 아들아 reprise.1
13. 어디가 바닥일까
14. 어떨까
15. 마음대로 안 돼요
16. 나아가리라 reprise
17. 믿을 수 없어 reprise

2막
18. Overture
19. 오늘밤은
20. 뒤돌아봐요
21. 그래도 살아가야만 해
22. 슬픈 재회
23. 그대에게
24. 용서해요
25. 동두천 밤거리
26. 어긋난 시간
27. 어긋난 사랑
28. 내 아들아 reprise.2
29. 세상은 어둠일 뿐
30.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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