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은 밝혀지지 않은 (혹은 의도적으로 은폐된) 과거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상상에 불과한 내용이지만, 한국의 고대사를 조금이나마 구체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웠던 소설이었습니다.
<책소개>
저서 : 천년의 금서
저자 : 김진명
발행일 : 2019.03.11 (1쇄 2009.05.20)
페이지 : 326
등장인물 : 한은원, 이정서, 김미진
시에허, 펑타오
<줄거리>
사서삼경에 목을 메고 죽은 여교수(김미진)의 사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담당형사는 자살로 판정된 사건에 의문을 가지고 교수의 친구였던 이정서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한다. 이정서는 미진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함께 연구하던 미진의 친구 은원을 찾게 된다. 둘은 단군세기에 기록된 오성집결이 실제 일어났던 천체운동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공동연구 중이었다. 은원은 한(韓)의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에서 연구하다가 일본으로 갔다고 알려져 있다. 이정서는 은원의 연구를 뒤따라 중국 성도로 향한다.
이후 일본행이 은원의 연막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정서는 중국의 소도시인 왕가장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한국의 기원 '동국'을 언급한 왕부와 그의 저서 '씨성본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이후 은원이 남긴 메모를 보고 북경에 도착한 이정서는 왕부가 쓴 '유한집'을 미끼로 왕부 연구의 대가 펑타오와 접촉한다.
펑타오는 이정서를 의심하게 되고 박람회에서 이정서가 말한 '유한집'이 거짓이라는 빌미로 망신을 주려 한다. 이때 한은원이 나타나 유한집을 건네주고 이정서는 이를 왕부 연구소에 기증하면서 상황을 모면한다. 이에 감명을 받은 펑타오는 중국의 역사왜곡 현실을 폭로하려 하고 베이징 박람회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정서와 한은원은 지금까지 연구한 자료를 갖고 한국으로 돌아와 심의회에 참석한다. 은원은 단군세기의 오성취루 기록과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기록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한다. 또한 사서삼경 중 시경에 적힌 '한후가 주나라를 방문했다'라는 글귀를 분석해 시기 상 이 글귀의 한후가 고대 한국의 왕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발표한다. 초반에 반박하던 역사편찬위원들도 은원의 연구 결과에 흥분을 표하며 책은 마무리 된다.
1) 여교수의 죽음
2) 책에 목맨 주검
3) 피살자의 친구
4) 사서삼경
5) 한은원
6) 살해수법
7) 한의 유래
8) 웹하드
9) 중국으로
10) 한중과 동국
11) 왕부
12) 왕가장
13) 왕부의 서책
14) 남겨진 메모
15) 위험한 책
16) 한의 진실
17) 미끼와 미끼
18) 함정
19) 은원의 출현
20) 위기
21) 심의회
<명대사&구절>
고려의 국명이 고구려를 따고 조선의 국명이 고조선을 따듯,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지을 때 한(韓)을 택한 건 한이라는 글자에 과거의 화려한 영광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안리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에 한이 처음 등장한 것은 물론 한반도 남부에 있었다는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이다. 그러나 당시 두만강 압록강을 국경으로 두고 있던 조선이 고작 한반도 남주에 움츠리고 있던 삼한을 잇고자 대한제국이라고 국호를 지었을까? 특히 당시는 외압을 떨치고 조선의 기개를 펴겠다는 웅혼한 기상에서 국명을 바꾸었는데 말이다. 어쩌면 삼한은 그전에 이미 한이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그 한은 한반도에 갇힌 조선이 본받고 싶었던 강력하고 거대한 나라가 아닐까?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 7. 한의 유래 中 -
나는 오성(五星)의 집결을 관측한 기록을 보고 동국(東國)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천 년 후 이들의 자손이 주(周)를 찾았으니 그 내력이 중화(中華)에 못지않으리라. 놀라운 일이로다! 놀라운 일이로다!
- 8. 웹하드 中 -
「왕부의 <씨성본결>을 읽은 강족은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답니다.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뿌리가 그 책에 고스란히 나왔으니까요. 진 왕조는 이들을 이주시키면서 그들의 고향에 대한 기록을 모조리 지워버렸지만 왕부가 쓴 <씨성본결>은 이들의 뿌리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성씨의 유래를 캐고 들어가면 자연히 고향이 나오니까요.」
「그러니까 <씨성본결>은 원래 성씨의 유래를 연구한 책이지만 자연히 역사가 묻어 나온다는 얘기군요.」
「네. 중국 대륙에서는 통일된 제국이 일어날 때마다 이 책을 탄압했어요. 통일의 걸림돌이니까요. 시대를 이어 필사본이 생겨났지만 워낙 탄압이 심해 이제는 원본은 물론 필사본까지 완전히 없어진걸로 보입니다. 군데군데 다른 책에 인용된 경우는 있지만요.」
- 15. 위험한 책 中 -
「기록을 꼭 비교사학으로만 검증하려 하는군요. 한국 학계는 그게 문제에요.」
「하지만 풍토가 원래 그러니 내가 인정받기가 참 힙듭니다.」
「크게 잘못된 겁니다. 하상주 공정은 아예 비교할 다른 기록이 하나도 없어요. 고대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만약 한국 학자들에게 하상주 공정을 맡겨두면 모두 부정할 거에요. 그 사람들은 일본인들이 가르쳐준 실증사학의 포로예요. <단군세기>에 오성집결이 나와 있으면 그것 자체로 굉장한 기록이에요. 그걸 다른 데 기록이 없으니 못 믿겠다고 한다면 한국 학자들에게 오성집결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지요.」
- 17. 미끼와 미끼 中 -
한국의 고대사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었다. 아무나가 무슨 얘기를 주워섬겨도 증명도 부정도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모화사상에 빠진 유학자들은 조선의 강역이 압록강을 넘으면 중국에 대한 불경이라 생각해 관련 사료를 모두 폐기했고, 일제시대 일본 학자들은 한국의 역사를 축소시키기 위해 <삼국사기>에 있는 단 한 줄, 온조왕이 마한을 병합했다는 걸로 삼한을 삼국의 전신으로 만들었다. 이후 지금껏 삼한은 한반도 남부에 꽁꽁 묶여 있는 것이다.
- 21. 심의회 中 -
<마무리>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남아 있는 기록도, 그 기록을 해석하는 방법도 한국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나 또한 5000년의 역사를 가진 한반도에 대해 자긍심을 키우면서도 한국의 고대사를 단군신화로만 치부하고 넘어가는 기초교육과정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다. 물론 짧은 호기심은 금방 사라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생각이 다시 났다.
'RE : VIEW > 고전 & 현대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르는 강물처럼 - 셸리 리드 / 줄거리 & 명대사 & 구절 (2) | 2024.10.28 |
---|---|
트러스트 - 에르난 디아스 / 줄거리 & 명대사 (0) | 2024.06.21 |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줄거리 & 명대사 (0) | 2024.05.13 |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 엘레나 페란테 / 줄거리 & 명대사 (0) | 2024.05.03 |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엘레나 페란테 / 줄거리 & 명대사 (0) | 2024.04.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