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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EW/인문학 & 에세이 & 시집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 줄거리 & 구절 + 후기

by 책 읽는 꿀벌 2022. 5. 12.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한동안 바빠서 책을 못 읽다가 오랜만에 인문서적을 읽어 봤습니다.

문명의 이기와 과학 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침북의 봄'은 출간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화학약품과 환경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그 심각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풀어 쓰고 있는데요.

갑론을박이 아직도 존재하지만, 대중들에게 환경에 대한 자각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소개>

저서 : 침묵의 봄
저자 : 레이첼 카슨
발행일 : 1962년
페이지 : 398

 

 

<줄거리>

20세기 염화탄화수소계와 유기인산계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살충제, 제초제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지탄을 담고 있다.

 

01. 내일을 위한 우화

02. 참아야 하는 의무

03. 죽음의 비술

04. 지표수와 지하수

05. 토양의 세계

06. 지구의 녹색 외투

07. 불필요한 파괴

0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09. 죽음의 강

10.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12.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

13. 작은 창을 통해서

14. 네 명 중 한 명

15. 자연의 반격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17. 가지 않은 길

 

<구절>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데는 수억 년이 걸렸다. 마치 영겁처럼 느껴지는 이 기간 동안 생물들은 계속 진화하고 분화해가면서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균형을 이루어나갔다.

단지 몇 년이 아니라 수천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결과 적절한 균형 상태에 도달한다.

이렇듯 시간은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 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충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는데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중략)

지금과 같은 방제법을 계속 고집할지 결정을 내리려면 현재 벌어지는 상황관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장 로스탕은 이렇게 말했다.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 02. 참아야하는 의무 中 -

 

유독물질은 모체에서 자식 세대로 전해지기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과학자들은 모유 시료에서 살충제 잔류물을 발견했다. 이는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도 적은 양이지만 지속적으로 화학물질을 흡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이 유독물질에 대한 첫 번째 노출이라고 볼 수는 없다. 태아가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이미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 결과 염화탄화수소 성분의 살충제는 태아를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방어벽인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03. 죽음의 비술 中 - 

 

수질오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하수의 광범위한 오염이다. 어디에서든 물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은 결국 모든 수자원을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지하수는 느리게는 1년에 50피트(약 15미터), 빠르게는 하루에 0.1마일(약 161미터) 정도의 속도로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 (중략)

모든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마치 먼지처럼 작고 가벼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물벼룩, 물 속의 플랑크톤을 걸러 먹고사는 물고기, 이 물고기를 먹고 사는 다른 물고기들과 조류, 밍크, 너구리 등 먹이사슬은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끝없이 연결되며 순환하고 있다.

우리가 물속에 흘려보낸 독극물도 이런 자연의 순환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 04. 지표수와 지하수 中 -

 

살충제 사용이 멈추지 않고 화학 잔류물이 토양 속에 계속 축적되면서, 우리가 심각한 문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이 확실해졌다.

1960년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만난 과학자들도 이런 사실에 대해 의겨 일치를 보았다. 이들은 화학물질이나 방사능물질처럼 '잠재적으로 위험을 지니며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수단'의 사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간이 행하는 몇몇 잘못된 시도는 토양의 생산성을 파괴할 것이며, 결국 절족동물이 이 땅의 주인이 될 것이다."

- 05. 토양의 세계 中 -

 

'잡초'를 참아낼 수 있고, 잡초 제거 장면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인간이 사악한 자연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책의 지은이는 우리를 유약한 사람이라고 판정한다. (중략)

"야생의 자연 생태계가 지닌 심미적 가치는 산기슭에 묻힌 구리나 금광맥 또는 우거진 숲처럼 우리가 물려받아 보호해야 하는 유산이기도 하다."

물론, 길가의 식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심미적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자연의 경제 체제에서 식물은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도로변에 심어져 있거나 농경지의 경계를 이루는 덤불은 새들에게 식량, 은식처, 둥지 등을 제공하고 다른 작은 동물들에게도 좋은 집의 구실을 한다.

- 06. 지구의 녹색 외투 中 -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의 그 어떤 존재도 농약살포용 기구를 든 인간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듯 보인다. 곤충을 완전 박멸하는 성스러운 전쟁에서 우연한 희생자는 대수롭지 않게 취급된다. 방제 대상인 곤충과 우연히 같은 지역에 살게 된 울새, 꿩, 너구리, 들고양이 또는 가축이 약물의 세례를 받더라도 그 누구도 항의하지 않는다. (중략)

이런 동물은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사실 동물들과 그 주변 환경의 존재 덕에 인간의 삶이 더욱 즐거워진다. 그러나 인간은 그 보답으로 갑작스럽고 무시무시한 죽음을 선사한다.

- 07. 불필요한 파괴 中 -

 

고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잔물결이 일듯이, 유독물질의 연쇄 작용을 일으켜 죽음의 물결을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중략)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우리가 잠시 권력을 맡긴 관리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움과 자연의 질서가 깊고도 엄연한 의미를 갖는다고 믿는 수많은 사람들이 잠깐 소홀한 틈을 타 위험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 0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中 -

 

우리는 농장과 삼림에 뿌려진 살충제가 상당수, 아니 아마도 모든 주요 강을 따라 바다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화학약품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그 총량은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하며, 지금으로서는 바다로 흘러들어 희석되어버린 물질을 밝혀낼 수 있는 좋은 검사방법도 없는 상태다. 이 물질이 이동하면서 그 성분에 모종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변화한 화학물질이 원래의 물질보다 독성이 더 강한지, 아니면 약한지 아직 모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문제는 여러 화학물질 간의 상호작용이다. 특히 이런 화학물질이 각종 무기물과 쉽게 혼합되는 바닷속으로 유입될 경우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정작 연구를 위한 기금은 애처로울 정도로 적다.

- 09. 죽음의 강 中 -

 

1957년 미국 농무부와 뉴욕 주 농무통상부는 비행기를 임대해 미리 용해해둔 DDT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부었다. 굉음을 내는 비행기가 다가오기 전에 정원의 꽃나무에 덮개를 씌우려던 한 주부는 미처 비행기를 피하지 못해 살충제에 흠뻑 젖었고, 놀던 아이들과 기차 정거장에 서 있던 통근자들도 살충제 세례를 받았다. 비행기가 시토킷 평원에 약재를 뿌리고 지나간 뒤 들판에 놓여 있던 여물통의 물을 마신 말이 10시간 후 죽었다. 하늘에서 쏟아진 화학물질 때문에 자동차는 기름 혼합물로 얼룩졌고, 꽃과 관목은 못 쓰게 되었다. 새, 물고기, 게, 익충 들도 죽고 말았다.

- 10.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中 -

 

평범한 시민이라면 우아한 판매기술과 얼굴 없는 설득자에게 속아 넘어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물질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자신이 이런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중략)

'잔류 허용량 기준' 제정은 결국 농부와 가공업자들에게 생산 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먹는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허가하는 일과 다름 없다. 동시에 시민들이 섭취하는 화학물질이 위험 수준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정책기관을 만들어 그 유지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中 -

 

인간이 아무리 안 그런 척 행동해도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이 세상 곳곳에 만연한 공해로부터 과연 인간은 도망칠 수 있을까? (중략)

금주령이 내려졌던 193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은 앞으로 닥쳐올 세상에 대한 불길한 징조인 듯했다. 살충제는 아니지만 유기인산계에 속한 물질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법적으로 주류 제조가 금지되자 사람들은 비슷한 효과를 내는 다른 화학물질을 찾아나섰다. 주류밀매업자들이 만든 가짜 술을 마신 1만 5000여 명이 '생강성 신경마비'라는 다리 근육 경련으로 고생했고, 결국 영구불구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중략)

몇 마리 곤충을 순간적으로 없애려다가 우리 인간이 정신착란, 환상, 기억력 감퇴, 조증 등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다. 하지만 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런 화학물질의 사용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계속해서 치르게 될 것이다.

- 12.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 中 -

 

우리는 산화 과정의 각 단계가 특정 효소의 유도로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복잡한 과정마다 작용하는 각각의 효소 중에서 단 하나라도 파괴되거나 약해진다면 세포 내 산화 과정 전체가 중단된다. 어떤 효소에 문제가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순환하는 산화 과정은 마치 계속 돌아가는 바퀴와 같은데, 바퀴살 사이에 쇠 지렛대를 끼워 넣는다면 어떤 살에 끼든 상관없이 결국 바퀴는 멈추게 마련이다. (중략)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

- 13. 작은 창을 통해서 中 -

 

결국 위원회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잔류 허용치 기준을 1ppm으로 조정해 2년간 이 기준에 따라 농작물의 시장 판매를 허용하며, 그 기간 동안 이 화학물질이 실제적으로 암을 유발하는지 계속 실험하겠다는 것이다.

위원회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 결정은 발암물질을 추적하는데 실험실 개나 쥐와 더불어 일반 시민까지도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 14. 네 명 중 한 명 中 -

 

지구상 생물체의 70~80퍼센트를 곤충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곤충 대부분은 인간의 개입이 없는 자연의 힘에 의해 조절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상상할 수 있는 엄청난 화학물질이나 다른 어떤 수단을 동원한다고 해도 그 개체수를 조절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천적 구실을 하는 동물을 모두 죽인 후에야 비로소 그 동물이 맡고 있던 조절 기능을 깨닫는다는 사실이다.

- 15. 자연의 반격 中 -

 

문제를 해결한다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병을 옮기는 해충을 없애서 전염병을 통제했다는 빛나는 승전보는 자주 들려오지만 그 반대편의 이야기, 즉 실패에 관해서는 감춰져 있다. 해충이 인간들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놀라운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짧은 승리'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욱 나쁜 점은 우리 스스로 해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中 -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중략)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으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응용곤충학자들의 사고와 실행 방식을 보면 마치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그렇게 원시적 수준의 과학이 현대적이고 끔찍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 곤충을 향해 겨누었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사실은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 17. 가지 않은 길 中 -

 

 

<마무리>

1960년대에 미국에서 이 책이 쓰였다는걸 감안하고 본다면 매우 혁신적이라고 할 만 하다. 연방 정부의 방제 정책과 무분별한 화학약품의 유통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화학약품이 초래한 결과와, 그 반대로 생물학적 방제법이 어떤 성공을 거두었는지를 비교하고 있어 그 대비가 선명하게 와 닿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전쟁과 빈곤, 가난이 만연했던 20세기의 살충제란 위생관리를 위해서 필요악과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심지어 눈 앞에서 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미래에 어떤 해악이 닥칠 지 모른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연방 정부 또는 유럽의 방제 정책은 어떻게 봐도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경제적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이 쓰인지 60년이 지난 현재, 사람들은 화학 약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독성 물질들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고, 대중들이 얼마나 이에 노출되어 있는지, 불안한 호기심을 갖고 책을 덮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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